사진은 해당 업체와 관계 없음. 사진=이하영 기자
사진은 해당 업체와 관계 없음. 사진=이하영 기자

'무이자 할부'로 반려동물 분양을 권유해 논란을 일으킨 삼성카드가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같은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명의 '충동 분양'을 조장하는 운영 방식이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계속된 논란에도 면피성 약속마저 저버리면서 반려동물 생명권을 둘러싼 영업 방식의 도덕성 흠결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카드의 해당 논란은 올해 초부터 계속됐다. 올해 초 삼성카드는 'D' 반려동물 분양업체와 최대 12개월 무이자할부 제휴 혜택을 연말까지 제공한다는 광고 문자를 고객에게 발송했다. 이후 반려동물 분양을 두고 '할부 구매' 등의 방식을 지탄하는 반려인들의 반발이 나오자 삼성카드는 지난 10월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카드가 당시 발송한 광고를 보면 가족카드를 포함한 삼성 개인신용카드를 보유 중인 고객은 해당 업체를 통해 건별 5만원 이상 결제 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찾은 모처의 'D' 반려동물 분양업체 일부 지점에서는 여전히 같은 방식의 무이자 할부 혜택이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삼성카드는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논란이 잠잠해지자 약속을 저버리고 같은 방식의 영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D업체 A지점 관계자는 "카드 결제를 통해 할부 서비스로 반려동물을 구매할 수 있다"며 "그 중 삼성카드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때 5개월 무이자로 결제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할부 등의 카드 결제 서비스는 지점마다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CI.
삼성카드CI.

반려동물 관련 단체에서는 삼성카드의 이런 '펫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상업적인 측면에서 반려동물 분양만을 부추겨 사회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형주 어웨어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는 "설문조사를 하면 사람들이 반려동물 포기 사유로 비용 문제를 꼽는 등 기르기 위한 책임과 금전적 준비가 필요하다"며 "할부 서비스는 금전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구매인데 충동적 구매와 연결될 경우 유기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전략사업국장도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펫샵에서 구입했을 때 혜택을 주는 건 사회 공익적인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중단한 서비스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질문에 "해당 업체와 계약을 중단했고 해당 사실을 고객에게 고지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