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리츠가 배당감소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유상증자 실권주에 대한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비용이 크지 않아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존주주도 자금사정이 나아지면 물량을 인수한 증권사들로부터 재매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본부장은 지난 3일 한국리츠협회에서 개최한 '한화리츠 운영 계획' 세미나에서 "1조6000억원 자산을 운용하고 영업수익이 1000억원이 넘게 나오고 있다"며 "400억원 전단채 금리는 3.7%이고 연 이자비용은 15억원인데, 전단채 금리 때문에 배당을 줄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리츠가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주당 발행가액 감소에 따라 일부 부족자금에 대해 전단채를 발행해 배당수익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해명한 것이다.
오히려 전단채 발행으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조달비용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발행한 전단채 4500억원의 금리는 3.8%였는데, 전단채는 400억원으로 줄고 할인율도 10bp 낮아졌다. LTV는 78%에서 53%로 낮아졌다. 통상적으로 실물 부동산에 대한 LTV가 55% 이하일 때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한화리츠 유증 당시 미매각 물량을 인수한 증권사들의 오버행 우려도 진정에 나섰다. 유증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과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화투자·NH투자·SK·하나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한 가운데 인수 물량은 의무보유확약(락업)이 걸려있지 않은 데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 우려가 있었다.
채 본부장은 "인수 증권사 가운데 대부분 회사들은 주가에 최대한 영향이 없도록 장외에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금 문제로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존주주도 장외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증에는 한화 보험 계열사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존 주주들이 대부분 참여한 가운데 코람코와 교보생명이 불참했다.
기관투자자들은 한화리츠가 보유한 프리미엄오피스 자산과 그에 따른 배당수익을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한화리츠에 프리IPO로 들어간 기관들의 경우 이번 유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SK리츠나 다른 리츠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의 경우 킥스(K-ICS)비율 재고 등 재무관리 측면에서 의사결정이 늦어졌는데, 이후 증권사들을 통해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채 본부장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인수 물량을 재매각하지 않고 보유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리츠 시장 자체가 저평가돼있다 보니 값싼 물량을 대거 확보해 배당수익을 늘리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한화리츠의 목표 연 배당금은 주당 270원으로,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시가 배당률이 7.93%까지 치솟았다.
한화빌딩의 공실률이 '제로'에 가까운만큼, 안정성과 수익성은 보장된 셈이다. 관건은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금조달 능력이다. 한화운용 측은 자금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해 글로벌 리츠 벤치마크인 FTSE 지수 편입과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교동 한화빌딩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한 만큼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높이고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담보대출과 유상증자 대신 회사채나 CB(전환사채)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고려하고 강남권의 중형 오피스, 데이터 센터와 같은 자산 편입도 검토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양지운 한화운용 리츠투자팀장은 "2025~2026년 신규 자산을 편입할 경우 지수 편입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딜 소싱과 기관 협의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