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29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부임 이후 '기업명가 재건'이 우리은행의 목표였던 만큼 영업력을 중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 후보를 6명으로 추렸다. 당시 거론된 후보는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으로 상일은행과 한빛은행 출신이 각각 3명씩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이 따로 후보군 롱리스트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박상근 부행장을 유력하게 점쳤다.

특히 우리은행이 올해 내부통제로 몸살을 앓은 만큼 리스크관리부문 상무, 총괄 본부장을 거쳐 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자리에 오른 박장근 후보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최종후보에 오른 정 부행장은 지난해 12월 부행장으로 부임했다. 부행장 경력이 1년 미만으로 후보군 중 가장 짧고 1968년생으로 후보군 중 가장 어린 나이다.

정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조병규 행장과는 출신 은행이 다르다. 어린 나이와 함께 우리금융이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금융이 내부통제보다 영업력에 가점을 줬다는 가설에도 힘이 실린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은행 기여도가 약 95%로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매우 높다.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한 데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가 늦어지고 있어 은행 순익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지만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 중에서는 가장 적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1.96%로 나타났다. 은행을 보유한 국내 금융지주 중 CET1 비율이 13% 미만인 곳은 우리금융과 DGB금융지주 두 곳 뿐이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치보다는 높지만 국내 금융지주가 대부분 13%를 목표치로 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외친 점을 고려하면 정 부행장의 강점인 중소기업 영업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편 정진완 부행장은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