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결정한다. 지난달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추가 인하 시점은 더뎌질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탓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자사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3%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월 대비 47%p 오른 수치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금통위 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3.25%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를 내비쳤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밝힌 물가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실질 금리 측면의 통화 긴축 정도가 강화됐다"며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해 긴축 정도를 완화할 필요가 커졌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기자 상황이 급변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금리 인하 이후의 효과를 지켜보고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동결헤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대선 이후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영향 또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25년에 들어서는 결국 기준금리를 인하하리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대중 관세(General Tariff, 특정 국가간 일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경기 하강 리스크를 높일 수 있어서다.
안 연구원은 "그간 고물가와 함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져 급격히 금리를 인하할 만큼 경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장기간 금리를 동결한 배경"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간 한국은행 금리 동결 배경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하방 리스크는 결국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배경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제 성장률도 발목을 잡는다. 3분기 경제 성장률은 수출과 건설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 전망치(0.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문제는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이다. 10월 금통위에서는 3개월간 동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원이 다수일 경우 내년 경제 성장률을 2.0%에서 1.0%로 하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월 금리인하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취임이 내년 1월 20일이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책 강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는 물가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억제되고 있는 가계대출 등을 감안하면 1월 선제적 인하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