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캐피탈의 순익 부진과 부실채권·부동산 PF에 대한 부담으로 건전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의 거취에도 먹구름이 짙다.
지난 8일 신한금융그룹이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의 연결기준 3분기 순익 1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7.9% 감소했다.
동시에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채권비율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1.71%에서 올해 6월 말 6.09%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채권비율은 전체 채권 중 고정 등급 이하의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또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2%로 전년 말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캐피탈의 부동산 금융 자산은 2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본PF는 1조2000억원·브릿지론은 1조3000억원이다.
신한캐피탈이 올해 동안 공시한 부실채권 발생 건수가 20건이라는 점도 자본 건전성의 발목을 잡는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신한캐피탈이 올해 1월부터 11월 4일까지 공시한 부실채권 규모는 1758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2조2161억원)의 7.93% 규모다.
신한캐피탈의 건전성이 최근 빠르게 악화된 이유는 타 캐피탈사 대비 부동산 PF의 사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본PF 대출보다 브릿지론(토지매입 단계 PF) 대출의 규모가 커 신한캐피탈이 떠안는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거나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들이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주로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빌리는 자본이다.
업계는 지난 2021년 부동산 호황기에 맞춰 신한캐피탈이 과도하게 부동산 PF 비중을 늘린 것이 패착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정운진 대표가 신한캐피탈에 취임한 이후 신한캐피탈은 부동산 PF로 수익성을 제고하며 자산 비중을 키웠다. 신한캐피탈의 전제 영업자산 중 부동산 P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1.8%에서 2023년 16.2%로 확대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의 올해 6월 말 기준 일반기업대출 내 브릿지론 성격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7000억원)과 부동산PF(본PF/브릿지론) 1조8000억원을 고려할 때 부동산금융 관련 익스포저는 총 2조5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약 20% 수준이다.
익스포저는 특정 투자에 따라 발생될 수 있는 위험의 비중·금액을 뜻한다.
이러한 현황 때문에 정운진 대표의 연임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올해 초 오는 2026년까지 당기순이익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여러 리스크가 맞물리고 있어 해소까지 다소 시차가 필요할 전망이다.
또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를 강조한 만큼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라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가 대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약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 정확한 사실 파악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내부 통제를 되짚고 강화하겠다"고 주주서한을 돌렸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 14곳 중 신한투자증권·신한자산운용을 제외한 12곳의 CEO가 올해 말 또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들에 대한 승계 절차를 지난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해당 리스크에 대해 작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 왔고 오는 2025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산 재구조화·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