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이 유럽 현지법인에 자금 수혈을 결정했다. 이밖에도 호주·인도네시아 법인의 영업활동도 준비작업을 마치는 등 해외 사업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25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유럽(현대캐피탈뱅크 유럽)과 프랑스(현대캐피탈 프랑스) 법인에 각각 1억5680만유로·1000만유로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해당 증자로 전달되는 자기자본은 이달 환율 기준 총 2500억원 수준으로 현대캐피탈은 오는 12월 이내로 투자를 마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유럽 지역 내 영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유럽법인은 본사가 독일에 위치한 은행이다. 프랑스법인은 자동차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사로 지난 2022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럴 그룹 자회사 CGI 파이낸스와 함께 창립한 합작법인이다.
현대캐피탈의 해외시장 역량 강화를 위한 자금 투입·향후 사업 계획 등이 정형진 대표의 역량을 평가할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형진 대표는 1970년생으로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브라운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9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근무를 시작으로 골드만삭스 홍콩사무소·서울지점 기업금융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며 쌓은 업무 경험과 네트워크 덕분에 현대자동차 그룹 내에서도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현대캐피탈 경영 분리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해외사업 금융지원에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던 만큼, 정 대표의 행보와 최근 현대캐피탈의 해외사업 저변 강화가 맞물린다.
일각에서는 현대캐피탈 핵심 해외법인인 중국 시장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돌파구로 유럽 시장에 자금을 수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캐피탈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법인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465억원으로 전년(839억원) 대비 45% 가량 줄었다. 유럽 법인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당기순익이 24.9% 가량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유럽 현지법인의 역량 강화 외에도 호주·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영업 활동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월 호주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지난 5월 호주법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1364억원을 증자했다. 오는 11월부터 호주 전역에서 영업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경우 현대캐피탈이 지난 4월 현지 여신전문금융사인 '파라미트라 멀티파이낸스(Paramitra Multifinance)'를 인수해 설립을 마쳤다. 주요 사업은 팩토링·리스·자동차 할부 등이며 내년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의 주요 사업이 현대자동차 상품 판매인 만큼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