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인도네시아로 손을 뻗었지만 시장 잠재력을 맛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수익 성과에 물음표가 달린 가운데 과도한 규제 등이 해결 과제로 꼽힌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이다.

먼저 인도네시아는 매년 GDP가 상승하고 있다. 1993년 기준 인도네시아는 세계 경제에서 0.73%만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30여 년간 약 2배 가까이 비중을 늘릴 정도로 경제 성장을 지속해 왔다.

덧붙여 골드만삭스도 2050년 인도네시아가 중국, 미국, 인도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점찍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일찌감치 증가세를 탔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3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금융침투율이 인접국보다 낮다는 평가를 꾸준히 듣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증권업 침투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4.3%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향후 유망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대형IB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각축전이 펼쳐졌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NH투자증권이 2009년 인도네시아에 닻을 올렸다. 이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현재 현지 증권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하면 NH투자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6곳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공략 주춧돌을 놨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22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KB증권은 현지에 있는 계열사와 연계한 비즈니스로 무사히 시장에 안착해 진출 시기 대비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KB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1분기 2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5년간 연이은 적자를 보였으나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809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손실 폭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자에 머무르고 있다.

키움증권은 NH투자증권 다음으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진출한 신한투자증권도 적자에 빠져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순위권 밖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비교적 일찍 시작됐지만 큰 관심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성과는 요원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국내 증권사는 글로벌 성과를 위해 계속해서 동남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분위기다. 한화투자증권은 '동남아 지역 대표 디지털 금융회사'를 목표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지 증권사 인수에 관해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허가가 1년 이상 연기되면서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가 활약하기엔 걸림돌이 많다는 냉정한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인도네시아 자본 시장 발달이 예측보다 더디다는 목소리도 더해졌다.

최근엔 유망한 시장을 찾아 나선 외국 기관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거래량 감소로 현지 진출 국내 증권사들 역시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 국가 특성에 주목하면 리테일 분야 사업 확장에도 무리가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시장은 태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제도·문화적 특성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서 시작하더라도 다양한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펼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9년 지와스라야 사태도 있고, 인도네시아 당국의 규제가 과도하다고 한다"며 "엄격한 규제로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높은 성장세를 전망하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생각보다 순조롭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이미 현지에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향후 시장 진출을 예정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사업 방향성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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