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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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에 성공한 컬리가 올해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번 티메프 사태 영향으로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 티메프 여파로 가치가 절하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컬리가 티메프와 달리 직매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오히려 이런 점이 장점으로 인식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적자는 지난해 1분기 305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억원으로 줄었고,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설립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판관비만 113억원이 감소했고 포장과 운반비, 광고선전비 등이 줄면서 수익이 대폭 개선됐다.

이와 관련 컬리 관계자는 "내실화를 위해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 포장에 드는 비용에 효율적인 집행을 진행해 판관비가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컬리가 올해 IPO에 재도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컬리의 도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기업들을 향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는 티몬·위메프와 달리 컬리는 대부분 직매입 상품으로 운영돼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오히려 컬리의 직매입 방식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인식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컬리는 상품을 직접 매입해 자사 물류 창고에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고 있다. 파트너사의 상품을 컬리가 사들이면서 상품 검증, 운영, 배송 등에 대한 전반적인 총관리를 담당할 수 있어 품질 관리와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컬리는 질적으로 높은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기 위해 창립일부터 지금까지 9년간 매주마다 '상품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 상품위원회에는 대표를 포함한 컬리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상품의 성분, 맛, 조리법, 구색, 특성 등 70여 가지가 넘는 기준에 맞춰 복합적으로 상품을 검토한다. 

특히 참석 인원 모두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상품이 컬리 몰에 입점할 수 있어 상품이 판매되기까지 길면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파트너사들에게 컬리몰 입점은 업계 최고 난이도를 자랑할 정도로 까다롭다는 평가다.

검증을 통해 컬리는 마켓컬리와 뷰티컬리라는 큰 틀 안에서 단순히 전체 상품 품목 수(SKU)를 늘리기보다 상품성 있고 차별화된 품목을 기획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컬리의 전체 SKU는 총 3~4만 개 수준으로 다른 이커머스 몰 SKU에 비해서 적다. 반면 이는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상품만 고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상품 큐레이션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검증을 마친 제품은 컬리가 직접 매입해 판매한다. 전체 컬리 제품 중 95%가 이에 해당한다. 직매입 방식은 판매대금 지연으로 발생한 이번 티메프 사태와 달리 입점 업체 정산에 문제가 없다. 입점 업체 재고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재고 부담이 없어진 입점 업체들이 품질 강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판매 제품의 질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컬리는 상품 기획과 브랜딩 측면에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더 나은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고객에게 필요할 만한 상품을 공동으로 기획·출시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이라 발생한 티메프 사태와 달리 컬리가 직매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IPO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안정적인 직매입 방식이 투자자들에게 돋보여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충분한 현금 창출력을 갖췄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좋아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IPO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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