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리의 일방적인 계약 중단으로 금전적 정신적 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업체 대표는 이 모든 일이 담당 MD가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입점 계약을 무력화시켜 발생했다며 '명백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9일 생딸기우유, 과일청 등 음료 제품을 판매 중인 업체 대표 A씨는 지난해 컬리 MD로부터 사실상 재입점이 불가하도록 하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3월 A씨가 컬리 담당 MD와 카톡으로 대화를 주고받던 중 발생했다.
A씨는 컬리와 입점 계약 이후 제품을 판매해 오다가 재료수급 문제로 몇 달간 컬리에서 판매를 중지했다. 이후 2023년 2월 재입점을 위해 2022년 12월에 해당 MD에게 연락해 입점 요청을 했다. 하지만 담당 MD가 입점 요청을 누락시켜 입점이 불가해졌고, 하는 수 없이 3월 입점을 위한 품평회를 두고 대화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앞서 A씨는 컬리가 입점 파트너사에 제공하는 파트너 페이지가 판매중지 이후 접속이 되지 않자 이를 MD에게 문의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3월 입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해당 MD가 A씨의 아이디를 알려주며 '이런 건 앞으로 알아서 챙겨라'는 식의 글을 쓰자 황당함을 느꼈다.
A씨는 "ID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패스워드 문제였고, 컬리에 메일을 통해 갱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바빠서 깜빡하고 있었을 뿐이었고 이후 그걸 문의한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자꾸 물어봐 짜증난다는 듯한 글을 보내오니 감정이 상했었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내용에 대해 메시지로 언쟁을 하던 중 A씨가 답답한 마음에 '뭔소리를 하시는지...'라고 썼고, 이를 자신을 하대하는 표현이라고 받아들인 MD가 화가나 전화통화로 이어지며 크게 다퉜다고 한다. 통화 과정에서 해당 MD는 A씨에게 "이사람 안되겠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컬리 MD들이 협력업체에 고압적인 자세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사람 안되겠네'라는 말을 들으니 진짜 사실이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됐다"며 "그동안 MD의 눈치를 보면 봤지 하대하거나 아랫사람 취급한 적은 없었는데 문자 하나에 오해해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다툼 중 손님이 와 전화를 끊었던 A씨는 다시 통화를 시도했으나 해당 MD는 받지 않았다. 3월 입점을 위해 이야기 중이던 품평회에 대해서는 '시간 될 때 다시 말씀드리겠다'라는 문자를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계속 연락을 취했으나 해당 MD는 받지 않았고, 품평회 기회 또한 받지 못해 3월 입점이 불가하게 됐다.
A씨는 "당시 컬리와 맺은 1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과하고 입점 기회인 품평회조차 받지 못한 것은 컬리측의 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자메시지다 보니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해 감정이 상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 간의 감정이 좀 격양됐다 하더라도 이것 때문에 입점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명백한 MD의 갑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재입점 불가로 인해 A씨는 납품을 위해 확장 이전했던 공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공장 직원들의 월급 등을 포함 5000만원 상당의 물질적 손해와 함께 정신적으로도 패해를 입었다.
A씨는 "억울한 상황을 컬리쪽에 전달하려 했지만 문제의 담당 MD 외에는 소통할 수 있는 창구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당시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는 컬리의 불공정 거래를 공정위에 신고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MD 교체 과정에서 컬리가 보내온 문서에 고충 처리 등 신고 메일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메일을 보낸 A씨는 며칠 뒤 본사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원위치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만나본 본사 관계자들의 대답은 A씨를 더욱 황당했다. A씨에 따르면 본사 관계자들은 본인들의 명함도 주지 않고 이름도 밝히지 않은 상태로 1시간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는데 결론은 "그저 얼굴 보고 얘기 들으려고 한 거지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였다고 한다.
한술 더 떠 본사 관계자들은 "담당 MD도 사정이 있고 힘들어서 그런 것"이라며 해당 MD를 두둔하고 "오해다, 이해해 달라, 얘기한 부분 검토해서 업무에 참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A씨는 "도대체 왜 만나자고 한 건지 모르겠다. 사람에게 맞아 입원했다 퇴원한 사람에게 몰랐다 때린 애가 원래 나쁜 애는 아니다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컬리를 정말 좋게 보고 코로나 때도 매일매일 열심히 했는데 작은 영세업체 하나 없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간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공정위에 해당 사실을 신고해 억울함을 풀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주장과 관련 컬리측은 "해당 업체는 과거 컬리 파트너사가 맞다"며 "현재는 거래하고 있지 않으며 해당 업체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컬리 관계자는 "MD의 독단으로 입점이 무산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컬리는 MD 한명 개인의 결정으로 상품 판매를 결정하는 구조로 운영하지 않는다"며 "컬리의 대표까지 함께 공동으로 품평회를 열고 입점 제품에 대해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업체는 제품 품질에 문제가 발견돼 몇 달간 판매가 중단됐던 것"이라며 "품평회는 입점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MD가 추천하면 진행되는 것으로 모든 제품에 기회를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컬리가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점 시 1년의 기간을 명시해 계약을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입점 중지가 됐을 때 계약 기간 내에는 재입점을 보장해 준다는 조항은 없다"며 계약 위반도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