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조병규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상반기 4대(KB·신한·하나·우리) 은행 중 기업대출 잔액 1위를 차지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대출 경쟁이 거세진 가운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잔액 183조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175조원) 대비 3.8% 성장했다.

대출 잔액으로는 우리은행이 180조원으로 1위, 국민은행이 183조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76조원, 175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KB국민은행이 기업대출 잔액 176조5000억원으로 가장 우세했으나 우리은행이 약 3달여 만에 3조원 가까이 차이를 벌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선언하며 올해 말 기준 기업대출 목표 잔액 189조원, 전체 대출 중 기업대출 비중 목표치는 57%로 설정했다.

상반기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83조원, 전체 대출잔액(324조원) 중 비중은 56.5%로 목표에 훌쩍 다가섰다.

기업 대출 건전성도 챙겼다. 우리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52조2020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2390억원) 대비 15.4% 증가하며 KB국민은행(41.7조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신한은행이 같은 기각 26.7%, 하나은행 15.8%로 뒤졌으나 대출 잔액은 각각 39조원, 30조원가량으로 금액 면에서 우리은행이 크게 앞섰다.

대기업대출은 건전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위험가중자산(RWA) 비중 산정에도 낮은 위험도로 분류된다.

기업금융은 오래전부터 은행 경쟁이 거센 영역이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탓이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명목 경제성장률(GDP)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치열한 기업금융 싸움이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이미 가계대출 잔액이 명목 GDP를 초과했다고 밝혔으며 KB국민은행 역시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가계대출 확대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취임과 함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상반기 조 행장 취임 당시 우리은행 기업 대출 규모는 130조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순위에 놓였다.

이후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특화채널을 구축하는 등 '명가' 재건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쏟았다.

조 행장은 물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까지 나서며 기업금융 확대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기업금융 성장을 바탕으로 역대급 반기 실적을 거둔 우리은행은 재차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등' 목표를 강조하고 나섰다.

조 행장은 지난달 26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지난 1월 선언한 당기순이익 1등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하반기 담대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려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과제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내걸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기업 영업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공을 들인 성과가 올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시너지 창출 방안을 물색하는 등 기업 금융을 바탕으로 '순이익 1등 은행'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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