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우리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세운 기업금융(IB) 차별화를 중심으로 자체순이익을 끌어올리고, 이후 증자나 2차 인수합병(M&A)까지 더해 자본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5일 여의도TP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년 내 자기자본 3조원, 10년 내 5조원을 달성하고 초대형IB로 도약하겠다"며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증권사 사업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2025년부터 IB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M&A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다각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선결과제로 자기자본 확충을 꼽고 있다. 증권업 특성상 회사의 자기자본력이 경쟁력이어서다. 우투 자기자본은 약 1조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증권사 18위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이 10년만에 야심차게 출범을 알린 증권사라기엔 다소 자본 규모가 적은 게 사실이다.
남 대표는 자본확충 계획에 대해 "자기자본수익률(ROE) 7~10%로 이익을 축적하고, 2차 M&A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며 "빠르면 2~3년 안에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투에 따르면 유상증자도 자본확충 방안에 포함돼있다.
2차 M&A는 우투가 단기적으로 확충하기는 어려운 부문을 충족시킬 수 있는 증권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 대표는 "우리은행 고객들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강화하겠지만, 예탁자산을 늘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회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 차원의 유상증자까지 더해진다면 외부로부터의 자본 확충 계획은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투가 내세운 ROE 7~10%를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다.
현실적으로 당장 업무가 가능한 부문은 IB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S&T부문과 리테일부문은 적어도 올해까지 사업을 구축하는 단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웅 S&T부문 부사장은 "올해는 최대한 사업을 구축하고, 인하우스 리서치를 강화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기우 리테일부문 부사장은 "MTS 오픈과 중개업, CMA나 연금, 소매RP도 1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투가 IB부문에 무게중심을 두고 움직이는 이유는 우리금융그룹에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고객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VC단계 투자나 기업대출을 지원해왔지만, 자본시장을 담당하는 계열사가 없다 보니 기업 초기 엔젤투자나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등 생애주기별 서비스가 적절하게 제공되지 못했다. 우투는 우리금융의 기업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채널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양완규 IB부문 부사장은 "종금업 비즈니스와 전통IB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자본력을 보완하겠다"며 "DCM 경쟁력은 사모나 공모채 발행, 인수금융도 제안할 수 있을만큼 전반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고 자신했다.
다만 수익구조가 결국 부동산 PF에 쏠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날 우투는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를 조성해 우량PF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증권사가 PF 등 쉬운 사업들만 찾아서 한다"고 지적한 상황에서 차별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양 부사장은 "그동안 자본력이 부족한 영세 시행사들이 부동산 개발을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금융기관들의 경쟁도 심해지면서 문제가 일어났다"며 "우투는 과거 부동산PF와 관련해서 좋지 못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PF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2조원 공동펀드 운용방안에 대해서도 양 부사장은 "펀드의 주 사용처는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될 것"이라며 "기업 사이클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인수금융, DCM, 부동산 자기자본 투자 등 전 영역에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펀드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 신속하게 진출해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대가 있었다"며 "전체 투자 사이클을 봤을 때 지금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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