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슈퍼사이클(호황기)에 진입했지만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파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지난달 2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다.
노협은 이달 초 여름휴가 휴지기에 들어가는 만큼 오는 19일을 전후로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노협에서는 △기본급 16만2000원 인상 △정년 연장 △근속수당과 명절 귀성비 인상 △통신비 신설 △협력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협은 고령화 추세에 맞춰 현재 60세인 정년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명절 귀성비의 경우 삼성중공업은 오랫동안 30만원을 지급해 왔는데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은 10년 전부터 5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협은 명절 귀성비를 업계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노협과 갈등이 커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매출 4조8798억원, 영업이익 20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7.4%, 165.7%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307억원으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현재까지 48억7000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의 50%를 달성했고 하반기 LNG선, 컨테이너선, FLNG 1기를 수주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다른 조선업체도 노조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조선 노조는 별도의 파업 추진 외에도 공동 파업을 준비 중이다.
조선 업계는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납기지연,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이어져 향후 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정 지연에 따른 손실과 더불어 이를 핑계로 계약 취소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사측은 "노협과 여러 안건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