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프트업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6만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시프트업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의무보유(락업) 확약을 건 기관들도 일부 있었지만, 국내·외 기관들 대부분은 락업을 걸지 않으며 '단타' 전략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프트업의 기관 수요예측은 국민연금과 해외 국부펀드 등이 참여하면서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게임주 주가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기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어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일부 기관들이 락업 확약을 걸며 물량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프트업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6만원으로 결정됐다. 시가총액은 3조4815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금액은 4350억원으로 결정됐다.
기관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225.94대 1로 나타났다. 국내외 총 2164개 기관이 참여했고 신청수량은 12억2855만4663주다.
밴드 상단 가격을 초과해서 써낸 기관 수는 921곳, 밴드 상위 75%~100%에 주문을 넣은 곳은 1206곳이었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은 37곳이었다.
신청수량 기준으로는 6만원 이상에 11억7372만5663주(95.54%)가 몰리며 비중이 가장 컸다. 나머지 4.46%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블레이드'가 호평을 받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스텔라블레이드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올해 4월 출시한 이후 누적 수익만 21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들은 지금껏 락업 확약을 걸지 않은 채 공모가 상단에 최대한의 물량 주문을 넣음으로써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대부분 기관들은 높은 가격에 주문을 넣는 대신 락업 확약을 걸지 않았다. 물량 확보를 노린 일부 기관들만 최대 6개월 락업 확약을 걸었다.
국내기관 중 65개 기관이 6개월 확약, 241개 기관이 3개월 확약, 191개 기관이 1개월 확약을 걸었다. 15일 확약을 건 기관도 38곳 있었다. 해외기관은 12곳이 6개월, 2곳이 3개월, 23곳이 15일 확약을 걸었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들은 락업 확약을 걸지 않았다. 국내 기관은 1369곳, 해외기관은 223곳이 락업 확약 없이 주문을 넣었다.
수요예측 전부터 게임주에 해당하는 시프트업의 밸류가 너무 높다고 판단한 국내 기관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사들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이다.
실제로 6월28일 종가 기준 엔씨소프트 주가는 17만9000원으로 5월 말 20만원 선이 깨졌다. 펄어비스는 4월 중순 2만7000원 저점을 찍고 6월이 돼서야 4만원대로 회복했다. 크래프톤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모가(49만8000원)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면서 여전히 30만원 선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부분 기관들은 시프트업의 성장성보다는 '단타'를 통한 단기 수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프트업은 지난 25일 IPO 간담회에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오버행 이슈를 잠재우려 노력한 바 있다.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39.05%)는 코스피시장 상장 규정에 따른 6개월 의무보유기간에 더해 6개월 락업 확약을 추가로 걸었다. 자회사 에이스빌을 통해 35.03%를 보유한 텐센트도 6개월 락업을 걸었다.
시프트업은 오버행 이슈 우려에 대해 "텐센트가 결정할 문제"라고 원론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텐센트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시프트업은 오는 2~3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 청약에 나선다. 이후 1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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