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이 금융당국 승인을 앞두고 있다. 대구은행은 올해 신규 점포 5곳 개설을 예고했다. 새 점포는 지역 거점 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지역에 생길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인가 안건을 상정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를 위한 △최소 자본금 1000억원 △산업 지분 보유 한도 4% 이하 등 조건을 충족했다. 대구은행이 금융위원회 인가를 통과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첫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비전 하에 디지털 금융, 개방적 협업과 전국 점포망 구축, 중소기업 관계형 금융 확대 등을 내걸었다.

대구은행은 전국 점포망 구축 및 중소기업 관계형 금융 확대를 위해 가장 먼저 강원, 충청 시장부터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이미 시중은행 지점이 많은 만큼 거점 지방이 없는 강원·충청 지방이 점유율을 높이기 가장 쉽다는 분석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정권에서 충청도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 설립이 무산됐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정부 기조에 따른 것인 만큼 충청 지방에 공을 들이지 않을까 싶다"며 "지방은행이 거점 지역 내 영업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기는 하지만 수도권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오 전 DGB금융지주 회장도 시중은행 인가 논의 당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7월 김 전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 이후 "56년간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지 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에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지방은행의 서울 진출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의 지방 진출도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 이내로 제한하면서 자산관리(WM), 기업금융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은행 과점체재 해소를 위해 제시한 여러 후보 중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난 방안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하나뿐이라는 점도 강원, 충청 지역 공략 가설에 힘을 싣는다.

소상공인 특화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놓은 컨소시엄이 몇 곳 있으나 설립까지는 먼 길이 남은 데다 챌린저 뱅크, 스몰라이선스 등 기타 대안이 흐지부지된 만큼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하는 탓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인가에 있어 정부와 당국이 바라는 결과물이 있고 시중은행과 당장 맞붙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부터 나서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 관계자는 "연내 5곳 점포 추가 계획이 있는 건 맞지만 시중은행 정식 인가 안건이 승인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후보 지역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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