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사진=대신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사진=대신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사실상 연임을 확정하면서 증권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이 감지된다. 대신증권이 올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전환 자신감을 내비치는 가운데 초대형IB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 달성 여부도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오익근 대표의 연임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사회 결의 내용은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오 대표는 지난 임기동안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외형 성장을 공로로 인정받았다. 대신증권은 증권업황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56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8.7% 증가세를 기록했다. 계열사와 자본거래를 바탕으로 자기자본은 3조250억원으로 뛰어 종투사 전환 조건도 갖췄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정기주총에서 오 대표 연임을 공식화한 이후 이르면 오는 4월 내에 종투사 전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투사로 선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된다. 헤지펀드에 자금대출이나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특히 사업 영역과 영업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 자기자본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4조원이 넘으면 초대형IB 자격도 신청할 수 있다.  초대형 IB로 선정되면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이 대형사로 지정되면 IB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타사와 마찬가지로 초대형IB 인가를 다음 목표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스럽게 '사실상의 연임'에 방점을 찍은 오 대표의 다음 과제로 대신증권의 초대형IB 전환이 주목된다. 대신증권 내부적으로도 올해 목표를 '자기자본 4조원 달성'으로 내건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증권은 계열사를 통한 자본거래와 토지 등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렸다. 여기에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 카드도 남아 있어 오 대표 임기 내 자기자본 4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을 위해 마스턴 투자운용·NH-아문디운용과 협상 중이다. 서두르지 않고 '제 값'에 팔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기자본 증가 과정에서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크지 않아 자본 성장에 따른 안정성 관리가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영업확대는 다른 관점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의 증가를 의미한다"며 "실질적인 자본확충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이 대폭 증가하면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은 오히려 저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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