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 동양생명 대표. 사진=동양생명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이 이문구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지속된 내부통제 잡음과 노사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본업인 보험수입료 급감 속 내부 횡령과 노사 갈등 문제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히는 가운데 다른 생명보험사들이 집중하는 신사업에서도 밑그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동양생명은 주주총회를 열고 이문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부임한 이문구 대표는 30년 이상 동양생명에서만 근무했으며 영업부문장까지 역임한 '영업통'이란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동양생명의 수입보험료 급감을 주목해 이문구 대표 앞날에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가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생명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지난해 결산 실적발표를 보면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5조4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9조1080억원과 비교해 40% 이상 급감한 수치다.

보험상품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지표인 보험손익도 분기별로 요동쳤다. 특히 하반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672억원) 대비 4분기에는 507억원을 기록해 165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보험사의 가장 기본인 보험상품 경쟁력을 주목하는 분석으로 영업 전문가 이문구 대표가 해결해야 할 지점으로 꼽힌다.

시니어케어 등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다른 생명보험사와 달리 동양생명은 이렇다 할 신사업 준비가 보이지 않아 최소한의 밑그림도 향후 이문구 대표의 숙제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동양생명의 과거 내부통제 문제도 이문구 대표가 주시해야 할 지점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 7월까지 7년간 금융업권(은행·저축은행·보험·카드·증권)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 현황에서 동양생명은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수의 내부 횡령 사고를 기록해 불명예스러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양생명은 7년 동안 8건의 내부 횡령 사고에 휩싸였다.

이문구 대표 취임 전까지 지속된 전임 저우궈단 대표의 퇴진 운동 속 노사 갈등도 매듭지어야 하는 문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이 2022년 12월 장충 테니스장을 불합리하게 낙찰받은 뒤 회사에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운용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제재를 예고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해 저우궈단 대표로 회사가 비리의 온상이 됐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별개로 한쪽에서는 이문구 대표가 2017년 이후 7년 만에 선임된 한국인 대표라는 점에서 인수합병(M&A) 사안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동양생명이 잠재적 M&A 매물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 사정에 밝은 한국인 대표를 임명하면서 내부적으로 시장 대응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는 이문구 대표가 최고마케팅책임자를 지냈다는 점과 함께 전임 저우궈단 대표가 추천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해당 주장을 뒷받침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내외부 모두 새로운 이문구 대표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 대표가 부임하더라도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갑작스러운 저우궈단 전 대표 퇴임으로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내부 사정에 밝은 한국인 이문구 대표가 선임된 것으로 본다"면서 "조직 장악력과 영업통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