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 이전으로 세상이 급격히 회귀하고 있음에도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 국제질서 재편 등 구조적 변화와 더불어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는 마치 뉴노멀이 된 마냥 많은 이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갔다"며 "연초부터 주주환원을 필두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반된 요구들이 있었으며 이에 금융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내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디지털 뱅크런의 오명을 쓰며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고, 세계 9대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는 167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으며 순식간에 사라졌다"며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던 워렌 버핏의 말처럼, 고난과 위기가 태풍처럼 휩쓸고 간 2023년에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룹이 처한 상황이 어려운 환경 탓이었다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며 "더 잘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큰 한 해였고 이 모든 결과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라며 "우리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급변하는 환경과 수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에 또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에 군집을 이뤄 사는 '레드우드'를 예로 들며 "우리에게도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나아가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1991년 은행 설립이래 하나금융그룹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고 올 한 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한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잠시 멈춰서서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3월 금리와 수수료 체계의 산정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고객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은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선 트래블 로그는 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고객의 편의와 혜택은 극대화해 직원들이 자신있게 권유할 수 있었으며 카드 해외사용액 시장점유율 확대와 기반 고객수를 늘려가며 모두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임직들에게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