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요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재평가받으며 자동차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에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을 효율적으로 전환하거나 병행해 연료 소비를 줄이고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특징이다. 

그 가운데 그동안 꾸준히 하이브리드카 기술력을 쌓아온 현대차∙기아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이후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카는 처음으로 30만 대를 돌파, 지난해 21만 1304대 대비 40%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6년만 해도 6만 2000 수준에 불과했지만 불과 7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한 성과를 보인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12월에도 지속해서 이어지면 역대 처음으로 경유 차를 앞서게 될 것이라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전체판매 중  현대차∙기아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만 하이브리드카 총 25만 4258대를 판매,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무서운 기세로 급성장했다. 

올 11월까지 해외시장에서 총 51만 3000대(선적 기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서만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76만 700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괄목한 성장세에는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발전해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뒷받침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3위 업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런 결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높은 입지와 함께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대응을 펼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당분간 이어질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하이브리드의 핵심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엔진의 초석은 1991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 엔진'이 시작점이다. 이후 2009년에는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는 경쟁사가 가지고 있던 특허를 피하면서도 구동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 노하우는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됐다. 현대차∙기아는 크고 작은 배기량의 엔진과 결합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DCT 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연비를 향상하기 위해 첨단 소재 기술을 활용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량을 저감하는 한편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paddle shift)를 적용하기도 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차세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켜 온 현대차∙기아의 판단은 적중했다. 

지난달 출시한 카니    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카니발 계약 고객의 70%가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10월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가 해외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증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두 결과는 그간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름잡던 도요타 주요 하이브리드 모델에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올해 1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지속될 하이브리드카 성장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할 예정이며 연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기차 시대로의 과도기 과정이 다소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시장 전망도 밝은 상태다. 결국 수년 이내에 불어올 전기차 대중화 흐름을 막을 수 없겠지만 그전까지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 간 하이브리드카 신차 경쟁도 뜨겁다. 최근 도요타는 5세대 프리우스를 선보였으며, 르노코리아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형 하이브리드 SUV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BMW와 렉서스 등도 하이브리드 신규 모델을 추가로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