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 소속도 아닌데 지원해 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천 영종도 지역에서 배달업을 했던 B씨는 지난해 12월 배달 중 사고로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사고 직후 수술비는 국민건강보험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부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2차 수술비 부담은 B씨의 마음을 죄였다. 그러다 병원소개로 라이더 살핌기금을 알게 됐고 1주일만에 300만원을 지급받았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B씨 처럼 도움이 필요한 라이더를 지원하게 된 것은 창업주의 '나눔' 경영 철학 때문이다. 김 창업주는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며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조성했다. 2019년 기금 조성 이후 현재까지(지난 20일기준) 라이더 총 295명이 1명당 400만원 꼴로 총 11억8000여 만원을 긴급 지원 받았다.
올해부터는 음식배달 외에도 B마트나 배민스토어 등 상품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로 대상을 확대해 올해만 기금을 통해 긴급 의료비를 지원받는 라이더는 102명이나 됐다. 이는 지난 4년 운영기간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은 국내 첫 라이더 지원제도다. 이 기금은 김봉진 창업자가 2019년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사재 20억 원에 우아한형제들이 1억원을 더해 조성했다. 사업 운영은 신나는조합이 맡고 있다. 배달의민족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 중 교통사고로 긴급한 의료비가 필요한 전국의 배달 라이더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원 대상과 지원 규모를 확대하며 제도를 개선해 왔다. 기존 1인당 10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 이내로 금액을 늘렸다. 지원 기준도 중위소득 140%로 완화했다. 또 라이더들이 기금을 이용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카카오톡으로 상담과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는 배달 서비스 영역이 확대된 만큼 배달 중 사고가 난 라이더로 대상을 넓히고 간병비와 심리치료 지원도 의료비 지원 항목에 포함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경제적인 지원 외에도 정서적인 지원도 펼쳐 라이더들의 회복과 복귀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김중현 가치경영실장은 "사고 이후 겪는 불안 등 심리적, 정서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라이더들이 많았다"며 "사후관리 차원에서도 경제적, 정서적인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초보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교통법규 준수 및 안전에 대한 사전 교육 강화와 안전의식 제고를 높이는 노력도 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의 물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경기 남양주에 배민라이더스쿨을 운영하며 라이더들의 안전운전 교육과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