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44년 LG맨, 권영수 부회장이 LG그룹을 떠난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상당한 경영 성과를 낸 만큼 그의 용퇴에 그룹 세대교체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신임 최고경영자로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물러나는 권영수 부회장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배터리 등 주력 사업들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44년간 LG에 몸담아 왔으며 '능력과 관록을 겸비한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본무 선대회장 때 부회장에 올라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 최고운영책임자(CCO)를 맡으며 구광모 회장 체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으며 지난 2년간 대규모 배터리 수주 확보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초기 성장 발판 구축에 힘써온 인물이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재계에 따르면 그가 이미 지난주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는 보통 징계성 인사인데,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끈 권 부회장이 상당한 경영 성과를 낸 상황이다 보니 용퇴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LG그룹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구 선대회장때 임명된 부회장은 권 부회장이 유일해 이번 용퇴로 세대교체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아름다운 용퇴라는 LG에너지솔루션 측 설명과 일치하다.

재계에는 권 부회장이 오랜 경험을 살려 포스코 회장에 취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철강에서 배터리소재 쪽으로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는 포스코의 신임 회장에 권 부회장이 적합하다는 시각이다. 권 부회장이 직접 아니라고 부정한 바 있지만 당시는 용퇴가 결정되기 전이라 아직 여지는 남아있다.

권 부회장의 퇴임으로 LG그룹의 3인 부회장 체제의 한자리를 누가 채울지도 관심사다. 유력한 부회장 승진 후보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거론되고 있어 남은 LG그룹 인사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LG에너지솔루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4명, 상무 신규선임 18명, 수석연구위원 신규선임 1명을 포함해 총 24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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