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당시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사진=HD현대
지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당시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HD현대 오너가(家)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가 같은 해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후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입사, 2013년부터 따지면 입사 10년 만에 부장→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직급이 상승했다.

HD현대는 10일 정 부회장을 비롯한 7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사장 승진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HD현대는 "정 부회장이 세계 조선 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며 "선박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미래 준비에 힘을 쏟았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2018년부터 한국조선해양을 이끌던 가삼현 부회장과 현대중공업을 이끌던 한영석 부회장이 내년 자문역으로 물러날 예정이어서 HD현대는 권오갑 회장과 정 부회장 체제로 재편됐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세계 조선 경기 불황 당시 그룹의 생존을 위한 미래 선박 연구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에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를 출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조선업 이외에도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경쟁력 확보에 핵심 역할을 했고 수소와 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도 집중해 왔다.

특히 수소와 관련해서 정 부회장은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그룹사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IT분야에서는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 강화, 에너지 분야에서는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 투자계약을 끌어냈다.

정기선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서 열린 드림보트 어린이집 개원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서 열린 드림보트 어린이집 개원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HD현대

정 부회장은 새로운 조직 문화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등 딱딱한 제조업 중심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은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 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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