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4개월가량 남은 가운데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러 논란 속에 선임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연임을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배적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임기는 올해 12월 8일까지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협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희수 회장 연임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GA협회와 마찬가지로 정치권 출신의 새로운 거물급 인사가 선임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20년 12월 취임한 정희수 회장은 17·18·19대 의원(한나라당 등)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으로 2017년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대위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2018년 12월 13일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했다.

정 회장이 2018년 보험연수원장에 임명될 당시 사실상 보험경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어서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을 받지 않았던 것이 알려지면서 취임이 연기되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생명보험협회 최초로 정치인 출신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또 한 번 '알박기' '낙하산' 인사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고위 관료 퇴직자 출신 '관피아(관료+마피아)' 협회장에 대한 비판이 컸던 2014년 이후 민간 출신이 맡았다. 하지만 정 회장의 취임으로 정치인 출신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생명보험협회는 회원사 회비로 운영되는 특성에 따라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이지만 그만큼 당국 영향력이 크게 미쳐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당시 거셌다.

일각에서는 정희수 회장이 보험산업에 무지해 뾰족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정치권 영향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정희수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면에 내세웠던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도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도 간신히 법안소위라는 문턱을 넘겼지만 전송대행기관 선정을 놓고 국회에서 의료계와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실손보험 디지털화는 향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 과정을 앞두고 있는데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약사회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민을 외면한 채 보험사 이익만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보험사 출범 이후 이들이 만년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정 회장이 내건 '디지털 혁신'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희수 회장 연임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 출신인 정 회장이 실손보험 국회 문턱을 넘기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뚜렷한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고 성과에도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와 관련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회장 교체 인선에는 정해진 게 없다"며 "하지만 정 회장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임기가 연장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정 회장이 계속해서 임기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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