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 사회공헌 확대 등을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한 만큼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4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지난 2022년 4대 금융지주는 총 15조85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이 중 이자이익은 8조9200억원으로 1년 새 약 20%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자마진(NIM) 감소는 물론 대손충당금 적립이 커지면서 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3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7661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6845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감소는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의 순이자마진 하락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금융지주 및 은행 7개사(신한·하나·우리·BNK·DGB·JB·카카오)의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익이 3조6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8.9% 밑돌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한 수치다.
강 연구원은 "당초 전망은 2분기부터 은행 NIM이 하락하는 것이었으나 1분기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연간 NIM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밝혔다.
또한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의 조달비용 가시화,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비율이 상승한 점 역시 감소 요인이다.
강 연구원은 "모든 금융지주의 1분기 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완전경쟁 시장 구축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소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자이익 확대 가능성은 불확실한 상태다.
보수적인 충당금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강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당장 은행이 예상손실 모델 변경을 통해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기는 쉽지 않아 1분기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충당금 상당 부분이 2분기 이후 적립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아울러 강 연구원은 1분기 KB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 순이자마진이 6bp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 및 동결에도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탓이다. 이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합산기준 원화대출 0.5% 감소를 예상하며 "가계대출은 1~2% 가량 감소했으나 기업대출은 1%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금리하락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세대출 부진 및 대기업 중심 기업대출 증가세 둔화로 올해 원화대출 성장세는 작년 대비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