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그룹의 차녀 임상민이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언니 임세령이 부회장에 먼저 올랐으나 보유지분, 경영중책 등을 고려했을 때 임 부사장 경영승계에 무게가 실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그룹 차녀 임상민이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12월 전무 승진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대상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추진을 위해 부사장 승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언니이자 대상그룹 장녀인 임세령은 지난 2021년 주주총회에서 대상홀딩스와 대상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임 부사장의 전진 배치로 대상그룹의 ‘자매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대상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다. 아버지 임창욱 명예회장이 10년간 대상그룹을 이끌다 지난 1997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26년째 전문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977년, 1980년생인 두 딸이 당시 경영승계를 받기 이른 나이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매 중 누구에게 경영권이 승계될진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보유지분과 경영중책 등을 고려했을 때 차녀인 임상민에게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구조를 보면 동생인 임상민 부사장이 36.7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다. 임세령 부회장(20.41%)과 아버지인 임창욱 명예회장(4.09%), 어머니 박현주 부회장(3.87%), 대상문화재단(2.22%)의 지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또한 대상그룹이 해외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임 부사장이 대상그룹 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대상은 2010년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힘썼다. 2015년 인도네시아 전분당 사업 진출을 위해 697억원, 2016년에 베트남 육가공 기업 인수에 358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지난 2020년 조직 개편에서는 식품글로벌 사업총괄을 별도로 신설했다. 기존에는 식품사업과 소재사업 두 개 부문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해외 사업은 임 부사장이 상무 시절 전략담당 중역으로 전문성을 쌓고 영향력을 확대해온 영역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와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졸업한 임 부사장은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홍콩 중국사업 전략담당 중역을 지냈다. 2009년부터 대상 PI본부에서 그룹 경영혁신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도 주도해왔다. 식자재마트인 대상베스트코와 종가 김치사업을 하는 대상FNF를 대상에 흡수한 것이 대표사례로, 배양육 등 미래 먹거리 확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과제 추진,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에서도 성과를 내왔다.
반면 임 부회장은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에서 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으나 사업회사인 대상에선 마케팅 경력을 주로 쌓아왔다. 2012년 12월부터 대상에서 크리에이커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2016년 승진 후 마케팅담당 중역을 맡았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임 부사장님의 지분이 많긴 하지만 전문경영인이 체제가 오랜 기간 지속돼 왔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자체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려운 시점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