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에서 큰 이슈로 다뤄졌던 ESG 관련 펀드 투자가 글로벌 긴축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증권가는 ESG 경영이 아직 유효하다면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는 만큼 좋은 펀드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미국 내 ESG 펀드 유입 신규 금액은 46억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에서 이뤄진 ESG펀드 투자총액은 360억 달러로 1년 새 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투자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감소다. 올해 미국에 상장된 166개 ESG 펀드 중 약 3%만 수익을 냈다. ESG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주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부진을 겪은 탓이다.
코로나19 전후 미국 대형 기술주 기업은 타 기업에 비해 ESG 경영 준비가 빨랐다. 이에 따라 ESG 스코어를 높게 유지할 수 있었고 ESG ETF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안타증권 김호정 연구원은 “올해 특징적으로 발생했던 현상을 ESG에 대한 신뢰와 향후 관심 저하로 연결 짓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와 무관하게 가혹했던 매크로 환경은 시장 참여자 관심을 보다 현실적으로 이동하게 했고 이것이 결국 ESG 마켓에 대한 해석과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린워싱 스캔들’도 ESG 펀드 투자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그린워싱은 실제로 환경에 좋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적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마케팅을 지칭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2일 ESG 상품이 아님에도 이름에 ESG를 넣어 상품을 운용한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에 400만 달러, 한화 약 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럽도 지속가능 금융 공시 규제 기준 강화에 나섰다. 기존 ESG 펀드 단계 중 9조는 지속가능 목표를 설정한 기업을 포함할 수 있었으나 이번 기준 강화로 실제로 지속가능 목표를 이행 중인 기업만 포함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제9조 펀드를 운용하던 자산운용사는 기존 펀드를 제8조 펀드로 한 단계 낮춰 대응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자문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투자 기업 비중이 90%~100%로 구성된 펀드는 전체 제9조 펀드 중 5%에 불과하다. 반면 올해 3분기 제9조 펀드 투자액은 12억6000만 유로로 전 분기 대비 2배 증가했다.
KB증권 최효정 연구원은 “펀드 재분류로 인해 강화 기준을 충족하는 제9조 펀드에 대한 투자자 수요 및 자금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국제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ESG 정보공시 표준 제정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현재 미국, 유럽, 국제 기준이 분리돼 제정이 진행 중이나 유럽 측에서 공시 기준 간극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상호 운영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국제 ESG 공시 기준 역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