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까지 전망됐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9일 기준 1360원까지 급락하면서 ‘킹달러’가 주춤했지만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달러 가치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추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2.7원 오른 1377.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5.7원 상승한 1370.5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370원대 후반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상승세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10월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강화된 게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붕괴된 것도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예상대로 공화당이 승리했으나 상원은 초접전 승부 속에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 등이 제기했다”면서 “공화당 우세를 기대하며 오름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10월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둔 경계감 등이 더해지면서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성향과 함께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방역이 계속되면서 중국 리오프닝에 배팅하던 시장 포지션이 대부분 청산됐다”며 “이에 위안화 약세가 재개되면서 원화·호주달러 등 주요 위안화 블록 통화가치도 하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추세적 하락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달러 약세와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심리,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등에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높아졌지만, 아직 추세적인 하락 전환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등락을 보일 수 있으나, 미 달러 강세 요인이 유효한 만큼 다시 140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물가가 피크아웃(고점통과)을 하면서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미 CPI가 전년 대비로는 하락해도 전월대비로 0.5%~0.6% 사이에서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물가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달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긴축, 중국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원‧달러 환율 하락 상황을 방향성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연말 연초 에너지 수입 증대, 높은 에너지 수입 물가 수준 및 무역수지 추가 악화 가능성 등 여전히 원화 약세 요인이 많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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