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경궁의 600년 역사를 주제로 한 디지털 전시 ‘순간과 영원의 사이를 거닐다’가 25일부터 11월6일까지 창경궁에서 진행된다.
1418년 지어진 창경궁은 임진왜란과 화재 등으로 수많은 전각이 소실된 바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동·식물원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복원되기를 반복해온 창경궁의 역사에 주목했다. 뉴미디어 아티스트이기도 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진준 교수가 총감독으로 참여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선보이는 이번 행사는 창경궁을 산책하며 관람하는 야외 전시로, 전시 기간 동안 창경궁 곳곳에는 소실된 전각의 기둥을 상징하는 대형 LED 장치 8개가 설치된다. 복원되지 못한 전각들을 대신해 높이 3m에 이르는 LED 기둥을 우리 역사의 ‘디지털 조각’으로 삼아 ‘순간’과 ‘영원’을 포착한 2가지 영상을 선보인다.
첫 번째 영상은 AI 기술을 활용해 변화하는 역사의 ‘순간’을 담았다. 조선 왕실의 어좌 뒤편에 놓였던 일월오봉도 속 다양한 자연 오브제들이 빠르게 교차하고 변화하는 영상으로 역사의 ‘순간’을 표현했다.
두 번째 영상인 디지털 괴석은 역사의 순간순간이 퇴적된 ‘영원’을 묘사한다. 올해의 십이지인 호랑이의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역사의 기억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또한 영원불멸의 상징으로 널리 쓰이는 괴석으로 수천 년에 걸쳐 이어져 온 우리 문화유산의 이야기를 만난다는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한국문화재재단 김기삼 문화유산콘텐츠실장은 “창경궁은 일제에 의해 궁궐로서의 권위를 잃는 등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라며, “역사를 담은 이번 디지털 전시와 함께 창경궁을 관람한다면 색다른 문화유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시 ‘순간과 영원의 사이를 거닐다’는 창경궁 입장료를 제외한 별도 참가비 없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