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汎) 롯데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대상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직원들이 씁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푸르밀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등으로 해당 회사에 다니는 것을 인증해야만 가입 가능한 온라인 커뮤니티다. 

글쓴이 A씨는 "푸르밀 직원인데 씁쓸하다"라며 "갑자기 (회사를) 나가라는데 한 달 전이고, 위로금은 없고. 이 와중에 회사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지 오너들은 안보이고, 당장 어떻게 면접보고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직원 B씨는 "직원들은 급여 삭감까지 당해가며 회사 경영에 이바지하고자 했지만 결국 돌아온 건 나를 해고한 당사자에게 내일도 업무 보고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라며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수많은 소비자의 말에 힘을 얻어 내일은 부디 남은 우리 직원들과 조금은 웃을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래본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푸르밀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내가 다닌 회사가 평소에는 관심 못받다가 망할 때 이목이 집중되니까 기분 이상하더라"라며 "막상 회사가 문 닫는다고 하니 심정이 복잡해. 우리 회사에 관심 가져줘서 고마워"라고 심경을 밝혔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직원 약 400명에게 내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당시 메일을 통해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푸르밀은 가나초코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 제품을 선보이는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푸르밀은 롯데우유가 전신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한편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신준호, 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강력한 투쟁으로 생사의 기로에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할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준호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원까지 챙겨갔다고 지적했다.

키워드
#푸르밀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