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이 친환경 요구에 따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재생플라스틱 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올해 상반기에만 친환경 재생 플라스틱인 코폴리에스터 매출 535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코폴리에스터 매출은 5595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2분기 코폴리에스터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비 24% 증가한 3257억원을 기록했고, 1분기에는 2110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에 울산 코폴리에스터 생산 설비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생산능력이 37%나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주문이 늘고 있고 폴리에스터 판매가격 역시 5개 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매출을 내게 된다면 올해 코폴리에스터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길 수도 있을 전망이다. 

SK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을 '그린소재' 사업으로 재편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존 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화학 소재 사업을 '그린소재'로 대체하고, 합성의약품 중심의 제약 사업을 '바이오'로 재편한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보유자산과 사업 이익을 바탕으로 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2025년까지 매출액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작년 SK케미칼의 매출액은 1조1000억원(별도 기준)이다. 

그린소재의 핵심이 코폴리에스터다.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코폴리에스터는 뛰어난 투명성과 내화학성을 가져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재생 플라스틱 소재다. 열과 습기에 강해 화장품·음식 포장 용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과 전자제품 소재로 쓰인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등이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소재가 적용된 제품을 쓰고 있다. 

SK케미칼은 미국 이스트만(Eastman)에 이어 2000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r-BHET(재생 플라스틱 중간재) 생산업체인 Shuye(중국) 지분 10%를 인수해 코폴리에스터를 일부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세계 시장점유율은 40%로 미국 이스트만에 이어 2위다. SK케미칼은 현재 26만톤 수준의 코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을 2025년 30만톤, 2030년 45만톤으로 확대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코폴리에스터 시장 전망도 밝다. 유럽연합은 2025년까지 재활용 제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플라스틱과 관련한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고급 화장품 회사들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 코폴리에스터를 활용한 친환경 용기와 관련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폴리에스터가 쓰이는 대표 제품 화장품 용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490억 달러(68조원)에서 2025년 610억 달러(8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5~2028년에는 코폴리에스터 등 재생플라스틱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화장품 용기로 코폴리에스터가 각광받으며 공급이 딸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K케미칼이 생산능력 증설과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을 통해 도래할 재생 플라스틱 시장을 선도하는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고급 화장품 회사들이 많은 유럽 지역에서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고부가 친환경 화장품용기 소재에 사용되는 코폴리에스터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1위의 코폴리에스터 생산업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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