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소폭의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디지털 인력 채용, 원스톱 서비스 도입, 브랜드 재구성 등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원부자재 값 급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샘이 시도하는 체질개선 작업이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샘 인력 재배치 및 소폭 인력 구조조정 진행 중...조직문화 및 방만경영 개선 기대도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샘의 직원 수는 2021년 3분기 2600명이었으나 지난해 4분기 2540명으로 전분기비 60명이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2244명으로 전분기비 296명이 감소했다. 두개 분기동안 356명이나 한샘을 떠났다.
직원 수 감소는 자회사 이동으로 인한 인력 재배치가 원인이지만 소폭의 인력 구조조정도 동반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 소속이던 AS(사후관리)·콜센터 등을 담당한 기술직 인력이 자회사인 한샘개발로 적을 바꿨다. 사모펀드 IMM PE가 새 주인이 되면서 관리, 연구직 등 수십명이 회사 매각 이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10여명의 임원진들 퇴사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 규모의 퇴사는 주인이 새로 바뀌면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IMM PE가 주도하는 새 판짜기가 시작되면서 수십명이 회사를 나갔지만 시장에서는 효율적 인력 재배치로 해석하고 있다.
IMM PE는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기업을 개선하고 가치를 높여서 다시 시장에 내놓은 이력이 있다. 하이마트와 삼화왕관, 노벨리스코리아 등에 대한 지분 투자와 회수를 통해 수익을 거뒀고, 현대상선 LNG 사업부와 교보생명, 한독약품, 셀트리온제약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의 지분에도 투자한 바 있다.
한샘 역시 이같은 소폭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 방만했던 경영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올드하고 군대식 문화로 유명했던 한샘이 소폭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기업문화가 개선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원스톱 서비스, 브랜드 재구축 등 기업 가치 높이기 위한 작업 곳곳에서 동시 추진 중

소폭의 인력 구조조정, 인력 재배치와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도 동시 추진되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주택 거래량에 따라 매출 등락 폭이 크게 좌우되던 기존 사업모델을 바꾸는 작업이다. 리모델링과 홈퍼니싱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집을 꾸밀 의사가 있는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내년 초를 목표를 추진 중이다. 국내 최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업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의 홈 리모델링 부문과 홈 퍼니싱 부문 모두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홈 리모델링 부문에서는 고객의 개성과 취향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맞춤형 인테리어 라인을 강화한다. 프리미엄 소파나 초고가 매트리스 등 고급화 바람이 거센 최근 홈 퍼니싱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해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한샘은 리빙 테크기업 도약을 위한 디지털 및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해 IT 전문인력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앞서 한샘은 지난 5월 본부 급이었던 디지털·온라인 기능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부문으로 확대 신설했다.
한샘은 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편하고, 상품포지션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브랜드 재구축에도 나서 홈 리모델링과 가구 등 홈 퍼니싱 상품의 콘셉트를 하나로 통일하고, 시즌별 트렌드 색상과 소재를 하나로 모든 '시즌 트렌드 팔레트'를 매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홈 인테리어 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트렌드 세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샘은 브랜드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현재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인 '포시즌'과 어린이 수납 전문 브랜드 '샘키즈'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소파나 서재, 스마트 침대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전문 브랜드를 새로이 구축할 예정이다.
한샘은 실적 악화와 주가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전방산업인 아파트 건설 경기가 침체된 데다 원부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2조2312억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25.5%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비 60.3%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월 14만9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면서 올해 7월 5일 기준 6만2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샘은 IMM PE가 주도하는 체질개선 작업이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야 처지다. 이런 의지를 올해 초 부임한 김진태 대표가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한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실적이 악화되자 매출이 전년동기비 10% 이상 성장하거나 한샘 주가가 10만5000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등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 인력이 이탈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인력 재배치와 소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이 동반 진행되고 있는데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