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2분기도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치에도 은행주가 힘을 못 받고 있다. 특히 중간배당까지 주주친화 정책이 예고돼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 투자자는 은행주를 대거 팔았다. 그동안 주가 하락에도 은행주를 담았던 모습과 상반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만 우리금융지주 140만6572주를 순매도했다. 금액만 177억원에 달해 우리금융은 은행주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나금융지주도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감지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28만1907주를 순매도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다.

두 금융지주 모두 지난 3월부터 외국인 비중이 늘었던 곳이다. 금리인상기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외국인 투자자가 몰렸다.

실제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3개월 동안 33.97%에서 39.92%로 대거 늘었다. 하나금융 역시 같은 기간 71.3%에서 72.74%로 외인 비중이 확대됐다.

외국인이 은행주를 확대한 배경은 일단 주주친화 정책도 한몫했다. 4대 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시 원칙적으로 균등배당을 약속해 1분기와 동일한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KB금융은 주당 500원, 신한금융은 400원이 예상된다.

반기 배당을 약속한 우리금융은 주당 150~200원 선에서, 하나금융의 경우 약 750~800원 내외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중간배당을 받기 위해선 오는 28일까지 은행주를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는 이와 같은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금융당국의 압박이 은행주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경기 침제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은행주는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자부담 경감 노력 언급과 금감원장의 은행장 간담회에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 논란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단 이복현 금감원장이 시장의 금리 구조에 간섭할 의사가 없다며 관치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은행의 공적 역할에 대해 재차 강조하면서 관련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시중은행은 감독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분위기로 선회 중이다.

대체로 4월에 실시했던 한시적 금리 인하 정책을 계속 연장하거나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최고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주로 신규대출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은행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또한 충당금 적립 확대안도 은행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금감원은 미래 전망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충당금 적립 기준을 상반기 중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분기 감독당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가능성은 높아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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