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 사상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 위니아와 파세코 등 중견업체들도 에어컨 생산라인 조기 풀가동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역대급 특수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한국, 5월인데 30도 넘기는 지역 속출...전세계는 '이상 폭염'으로 골치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주 들어 30도를 넘기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5월에 대구는 낮 최고기온 33도를 찍고 있고, 서울도 지난 25일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다. 밀양에서는 22일부터 최고기온이 33.6도까지 치솟았으며, 경주(33.2도), 양산(33.0도), 의령(32.7도), 진주(32.6도) 등 영남 지역에서도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올해 7월과 8월 한여름철에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30%이고, 높을 확률은 50%나 된다”고 밝혔다.
세계 여러 나라도 4~5월 '이상 폭염'을 겪고 있다. 인도 남부 지방의 한낮 기온은 50도를 넘었다. 파키스탄의 일부 도시는 지난 주말 51도를 찍었다
유럽도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염사를 쓰고 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은 낮 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높은 40도를 기록했다. 프랑스 남부지방도 4월 말부터 평년 기온을 웃도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도 심각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1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는 35도,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은 32.8도로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고, 필라델피아와 워싱턴DC의 덜레스 국제공항도 각각 35.0도, 33.3도로 사상 최고기온과 똑같은 기록을 다시 한번 작성했다.
세계 각국은 전력 비상에 걸렸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미얀마는 이미 전국적인 정전사태를 겪고 있다. 인도에서도 7억 명 이상이 하루 2∼10시간가량 정전 상태를 겪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이달 초부터 폭염에 시달리면서 발전소 6곳이 가동 중단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제한되면서 이달부터 정전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국과 일본, 중국 정부도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에어컨 국내 판매량 2017년 기록한 250만대 추월 예상...몰려드는 주문에 조기 풀가동
올해 역대급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에어컨 국내 판매량이 지난 2017년 폭염 당시 최대치였던 25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이 지난해보다 약 2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사업장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지난 2월부터 풀가동하고 있다. 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외에도 천장에 매립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무풍 시스템에어컨도 지속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전통의 강자 휘센 에어컨 판매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에어컨 내부 셀프 세척 스마트 기능인 '필터 클린봇'을 장착한 'LG 휘센 타워' 'LG 휘센 이동식 에어컨' 등 신제품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에어컨을 팔고 있다. 전세계가 폭염에 신음하는 만큼 국내 수요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도 벅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견 가전업체들도 풀가동에 들어갔다. 에어컨 생산업체인 위니아와 파세코는 최근 생산라인 풀가동에 들어갔다.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4월 판매량은 G마켓 기준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가전 유통업체들과 매장들도 신바람이 났다. 롯데하이마트는 5월들어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하이메이드 에어컨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서큘레이터와 선풍기 품목은 각각 약 260%, 85% 성장했다. 전자랜드 역시 4월과 5월, 최근 3년 간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지금 에어컨을 주문하면 익일 설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6월 말 7월 초부터는 설치에 보름 정도 이상 소요가 되기 때문에 미리 구매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게 가전매장의 설명이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몰려드는 주문에 에어컨 생산라인이 이른 시기 풀가동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올해 에어컨 특수를 맞을 것이란 가전업계의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