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부터 이어진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이 또다시 불발됐다.
25일 KB금융은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안건 중 5개 안건만 통과됐다. 부결된 안건은 국민은행 노조가 추천한 김영수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해외금융 전문가로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KB금융지주가 글로벌 경쟁력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은행 류제강 노조위원장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은 노사 대립을 위한 게 아니다”라며 “KB금융의 취약점인 해외 사업의 리스크관리를 보완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단 의도”라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이었지만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데 실패했다. 해당 안건은 사전의결권 행사 주식 수 중 4.53%의 찬성률, 출석 주식 수 대비 5.06%의 찬성을 얻는데 그쳤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번 주총 장에선 노사 모두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
류제강 위원장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 부실은행이라는 것을 알고 인수했다. 코로나로 부실의 끝을 알 수 없다. 유상증자해서 1조원의 자본을 투자했는데 또 다른 자본투자도 있어야 할지 우려스럽다”며 “부코핀이 성공적인 모델이 되길 기원한다. 과거 BCC처럼 부실화되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종규 회장도 노조의 요구에 화답했다.
윤 회장은 “부코핀 앞에 프라삭을 인수한 바 있다. 프라삭은 굿뱅크고, 부코핀은 베드뱅크로 67%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인수 당시 PBR이 0.39였다. 대부분 PBR은 1.3은 돼야 인수하는데 어려움을 알고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코로나에 대해 예상 못했다. 부실은행을 인수해 정상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함께 노력하겠단 뜻을 밝혔다.
문훈주 조합장은 “KB금융의 주가가 10만원이 되는 날을 희망한다”며 “주가 하락하면 주가 부양자 역할을 하겠다. 우리사주조합은 일회성이 아닌 KB금융의 1대 주주가 되기까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종규 회장은 다시 한번 중장기 배당성향 30% 공약을 내걸었다. 올해 배당성향은 지난해 보다 6.0% 포인트 올린 26%를 기록했다.
일단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앞으로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겠단 의지를 다시한번 못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