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매출의 절반을 중국 법인에 의존하고 있는 오리온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수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탓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사드 추가 배치가 현실화할 경우 매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리온 주가는 1년 새 35% 가량 떨어졌다. 종가기준 작년 3월 23일 12만9500원에서 올해 3월 23일 8만4400원으로 34.8% 하락했다. 올해 1월 25일 9만원대로 떨어졌고 3월 7일에는 8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증권가는 중국 내수 소비 부진 등을 이유로 오리온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9% 하향 조정했다. 전반적인 중국 소비둔화 및 지역 봉쇄 영향으로 중국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되, 연간 중국 매출 성장률은 기존 8.8%에서 7.2%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2016년 중국 내수 소비 부진에 따라 오리온의 위안화 기준 매출 성장이 4%에 그쳤기 때문이다.

KB증권도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15.6%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수 소비가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1분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매출의 46.9%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내수 소비가 부진한 것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지난해 오리온의 전체 매출액은(내부거래 제거 후) 2조3555억원으로 중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6.9%(1조105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국내 매출 33.5%, 기타 매출 19.6% 순이다.

새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따른 불안 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2017년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오리온은 2016년만해도 중국법인 매출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중국법인 매출이 7000억원대로 줄었다.

당시 사드 보복에 따른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리온은 인력 구조조정과 생산량 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오리온은 사드 추가 배치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화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갈등이 악화하면 중국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와의 관계 변화도 시장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2006년 트베리 공장을 설립하며 러시아 제과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제품 포트폴리오 및 채널 커버리지 확대에 힘입어 올해 1월에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비우호 국가에 대해 외화 채무를 최근 가치가 폭락한 루블화로 상환하도록 하는 등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시장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러시아는 지난 7일 경제제재에 동참한 한국과 미국 등 48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가에 포함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교역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22일 진행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전망과 영향' 세미나에서는 "러시아 측의 보복 제재가 한국 등 비우호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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