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손해보험사 출범을 준비하는 등 금융권으로 사업 폭을 넓혀가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는 토스, 카카오 등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 빅테크 기업을 경쟁상대로 보던 것과 사뭇 비교되는 행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등 3개 보험사가 빅테크 기업과 상품 및 플랫폼 개선 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가장 먼저 빅테크와 손을 잡은 것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대표적인 금융플랫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고객이 토스 앱을 통해 보험상담부터 가입은 물론 보험금 청구까지 가능하도록하는 프로세스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추후에는 중개를 넘어서 토스 앱에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오픈해 재무컨설팅, 보험료 납입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교보문고, 교보증권 등 교보 그룹사와 함께 카카오뱅크와 데이터 및 금융플랫폼 제휴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보생명과 카카오뱅크는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과 제휴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는 협약 배경에 대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라이프 스타일과 금융 분야에서 각 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결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카카오페이와 협약을 맺은 메리츠화재는 3050세대를 타깃으로 한 소액보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시 두 회사는 신상품 및 신규 사업모델 개발은 물론 보상프로세스 혁신 등 고객 서비스 영역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협약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빅테크 기업은 개별적으로 보험업계 진출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위한 본인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비바리퍼블리카 계열사 토스인슈어런스는 최근 대면 설계사 모집을 위한 공고를 냈다. GA로써 외형확장에 나서는 셈이다.

그럼에도 보험사가 빅테크 기업을 찾는 것은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빅테크 기업은 플랫폼을 이용해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며 기존 금융기업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보험사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세대별 보험상품가입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의 보험 가입률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특히 개인형 생명보험의 경우 2019년 30세 미만 신계약 점유율은 –5.5%를 기록했다.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2.6%에 그쳤다.

보험 약관과 상품 분류 자체가 어렵고 보험이 당장 필요하다는 인식이 낮은 만큼 고객 중 2030 비중이 높은 빅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대면 가입을 선호하지만 2030세대는 디지털이 더 익숙한 만큼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빅테크와 협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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