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나는 인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사는 연말 희망퇴직과 관련해 협의 중이다.
아직 희망퇴직 인원 수에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임금피크 대상자 외 직원을 늘리는 데는 노사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연말 본부장 인사 전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올해 임금피크 대상은 66년생부터 67년생이다. 내부에선 76년생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자로 만 55세 직원 외에도 관리자급과 책임자급 직원에게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관리자급 대상자는 71년생까지, 책임자급은 74년생까지 신청 범위를 넓혔는데 올해는 각각 대상자 범위를 2년 더 늘린 셈이다.
이 경우 40대 중반을 갓 넘긴 직원도 은행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대상자 적용 범위를 넓히자 468명이 짐을 쌌다. 이는 1년 전보다 140명 늘어난 규모다.
희망퇴직에 대한 인식 변화도 은행원이 쉽게 은행을 떠나는 이유다. 올해 시중은행은 최대 수익을 거두며 퇴직금을 주는데 여유가 넉넉한 편이다.
이 때문에 기본 퇴직금 외 학자금 지원금, 전직지원금 등 특별보로금이 예년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대형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은행도 28개월치 임금 외 전직지원금 4000만원, 1000만원 상당의 농산물상품권을 지급키로 약속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5개월치 급여와 함께 자녀 학자금 최대 8학기 지원, 재취업지원금 34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학자금 2800만원, 재취업지원금 33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을 주기 위해 노사가 협의 중이다.
일각에선 은행 지점 수 감소 영향도 40대 직원이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은행권에선 베이비붐 세대인 67년생까지 나가고 난 뒤 70년~72년생이 대거 포진해 있다. 사실상 이들은 2차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고 있다.
50대 적정 시기가 되면 지점장 자리에 오르길 희망하고 있지만, 매년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이들이 올라설 자리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년이 돼도 은행에서 자리를 잡기 어렵단 판단에 과감히 40대에 은행을 나와 스타트업 등 새롭게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문제는 50대 직원이다. 40대처럼 과감히 도전하긴 두렵고 은행에 남기엔 후배들의 눈치도 부담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50대 임피 대상자는 퇴직금을 생각하면 은행을 떠날 수 있지만 이후 국민연금 수급까지 10년의 공백이 생기는 만큼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라며 “은행도 전직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보유한 영업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