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둘러싼 직원들의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 하향 평준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그동안 부서별로 성과급 격차가 컸다며 이번 개편 방향이 맞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LG전자는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를 줄인다는 취지로 제도손질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9월 사업본부 단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나 화상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성과급 제도 개편안을 안내했다.
구체적인 성과급 산정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 기준에 따르면 사업본부에 따른 성과급 지급 격차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개편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LG전자가 마련한 새 기준은 기존의 본부 단위 목표 달성도, 경쟁 상황 관련 목표 등은 동일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달성도를 모든 본부의 성과급 산정에 기본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또 기존의 목표 달성 여부뿐만 아니라 성과를 내는 과정도 산정 기준에 포함하기로 했다. 특정 지표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이전 기준은 지급률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새 기준은 성과가 목표에 근접해서 미달하더라도 목표 달성 수준을 고려해 일정 지급률을 반영하게 된다.
미래성장동력인 신사업의 경우 초기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것을 감안해 별도의 기준에 따라 성과를 내는 과정도 지급률 산정에 감안하기로 했다. 내년 3월 경 새롭게 개편된 제도를 통해 각 사업부 별로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깜짝 실적을 낸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기본급의 7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은 반면 적자를 낸 MC사업부나 전장(VS)사업본부 등은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100만~300만원의 격려금만 받았다.
지난해 초 출범한 사무직 노조는 사업본부 별 성과급이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난다며 일관성 있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개편으로 특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목표 달성 수준을 고려해서 일정 지급률을 반영한다는 것으로 성과가 잘 나지 않았던 부서의 성과급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VS사업본부 등도 최소한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사 기준 달성도를 도입하면 구성원들이 일체감을 느끼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라인드서 날 선 토론
그러나 이번 LG전자의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올해 사상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이 너무 많이 지급될 것을 우려해 이를 줄일 명분을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H&A 사업부 등 올해 탁월한 성과가 기대되는 부서 직원들은 자신의 부서에서 나온 성과를 낮은 성과를 낸 부서에 분배하자는 것에 대해 반발감을 표시하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에 따른 하향 평준화 우려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같은 일부 LG전자 직원들이 불만이 나오는 실정이다.
직원 A 씨는 “성과급 큰그림이네. 3분기 잠정 실적 대략적으로 나오니까 전사실적 성과급에 반영. 회사는 손해 보기 싫고 성과급 재원은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직원 B씨는 “바뀌는 규정에 따르면 회사가 아무리 성장해도 받는 돈이 커지지는 않는다. 회사가 3조를 벌다 6조를 벌어도 고정률이 고정돼 있는 이상 성과급 상한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회사 실적이 올라가니 성과급을 안주기 위한 꼼수’, "성과가 좋아도 500% 정도에서 조직별 차등될 듯", "결국은 실적이 좋은 곳에서 빼서 나눠준다는 거네" 등 날선 글들이 올라왔다.
이번 개편을 찬성하는 의견들도 있다. "돈을 능력만큼 받아야지. H&A 성과급 두둑히 받는 사람들이 VS 가서 일한다고 그만큼 좋은 성과가 나오겠는가? 운좋게 좋은 사업부 들어가 꿀 빨고 있으면 양심이 있어야지", "과도한 차등지급은 문제였다" 등의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LG전자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3조 7108억원으로 전년 동기(40조 6588억원) 대비 32.1%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조 186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6454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LG전자는 72조 매출에 4조33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비 각각 32%, 36%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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