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고 있는 NB(니트릴부타디) 라텍스 시장을 1자리를 놓고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양사가 모두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 공급 과잉 우려도 대두된다. 


LG화학 글로벌 3각 생산체제 완성... 2023년까지 82만톤, 이후 100만톤 이상으로 확대


LG화학 NB라텍스(사진=LG화학)
LG화학 NB라텍스(사진=LG화학)

2일 LG화학은 중국 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으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로 이어지는 NB라텍스 글로벌 3각 생산체제 완성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양대 핵심 시장인 중국과 말련 내 현지 생산거점을 보유한 유일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의 현재 NB라텍스 생산능력은 연간 27만톤 수준인데 55만톤을 늘려 2023년까지 82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먼저 LG화학은 현재 17만톤 규모의 여수공장 NB라텍스 생산능력을 연간 28만톤 규모로 확대한다. 지난해 11만톤 증설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내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중국 NBL 생산능력도 연간 21만톤 규모로 확대한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닝보시에 위치한 LG화학 용싱법인에 연간 10만톤 규모의 NB라텍스 공장을 신설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니트릴 장갑 시장 수요에 대비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11만톤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LG화학이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CG)과 설립한 NBL 합작법인은 말레이시아 남부 펭게랑(Pengerang) 지역에 연간 24만톤 규모의 공장을 짓고있다. LG화학이 51%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 합작법인은 2023년 상반기 내 양산을 목표로 한다.

LG화학은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외 추가적인 증설 투자를 검토해 연간 100만톤 이상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설비 증설 맞불...양사 생산능력 올해 98만톤->2023년 177만톤으로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게 된 NBL 글로벌 1위 업체인 금호석유화학도 설비 증설에 나서며 맞불을 놓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전 세계 NB라텍스 시장에서 3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합성고무 생산설비 전환을 통해 NB라텍스 사업을 확대했고 지속적인 물량 증설로 올해 말까지 71만톤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여기에 추가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24만톤의 NB라텍스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증설이 완료되는 2023년 말이면 총 95만톤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이후 수요 상황에 따라 47만톤의 추가 증설을 검토할 예정이다. 추가 증설까지 완료되면 금호석유화학의 생산 능력은 올해 말까지 구축할 생산 능력(71만톤)의 2배인 142만톤이 된다.

현재 양사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은 금호석유화학 71만톤, LG화학 27만톤을 합쳐 연간 98만톤 수준이다. 2023년이면 금호석유화학 95만톤, LG화학 82만톤 등 177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후 검토하고 있는 추가증설분까지 고려하면 금호석유화학 142만톤, LG화학 100만톤 등 242만톤에 이른다. 지금보다 양사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이 146.9% 급증하는 것이다. 


시장 성장 폭발적...글로벌 화학업체들도 설비증설 나서...공급과잉 우려도


양사가 NB라텍스 대규모 설비증설에 나서는 것은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의 수요는 연평균 19%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 2024년 4,109억장 규모로 약 12조원 시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니트릴 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 수요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NB라텍스는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는 합성고무 소재로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니트릴 장갑은 강도 및 내화학성이 뛰어난 라텍스 장갑으로 기존의 천연고무 장갑을 대체하며 의료용, 산업용, 요리용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니트릴 장갑은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의료 용도로 사용이 급증했으며,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강화된 위생 의식으로 필수적인 위생용품 소재로 인식되어 지속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NB라텍스 생산능력이 너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수요 증가를 생산능력 증가가 압도하며 시장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 뿐만 아니라 외국계 업체들도 NB라텍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공격적인 추가 증설계획을 갖고 있다. 

NB라텍스 시장은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말레이시아 신토머(Synthomer), 대만 난텍스(Nantex) 등 전 세계 상위 4개 업체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과점 시장이다. 중국 NB라텍스 생산업체들도 현재 20만톤 수준의 생산량을 내년까지 76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토머도 현 40만톤에서 같은 기간 56만톤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NB라텍스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추세지만 향후 코로나 시국이 진정되면 수요가 지금처럼 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양사가 차별화된 NB라텍스 개발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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