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노동조합연대가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의 노조 전환을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삼성그룹 노동조합연대는 29일 오후 2시 삼성화재 본사 앞에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 전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삼성연대는 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디스플레이노조·삼성웰스토리노조·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삼성화재노조·삼성SDI울산노조·삼성생명직원노조·삼성에스원참여노조·스테코노동조합 등 한국노총 소속 9개 삼성그룹 노조로 구성돼 있다. 

평사원협의회가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삼성그룹 노조연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 무노조경영의 상징인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의 노조 전환은 지난해 2월 3일 설립된 삼성화재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삼성그룹 노조연대의 주장이다.

삼성은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연루됐던 임직원들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회사 측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삼성 측이 뿌리 깊은 '무노조 경영' 원칙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삼성화재의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임단협)은 직원대표기구인 평사원협의회가 주도적으로 맡아왔다. 1987년부터 운영된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는 지난달 찬반 조사를 통해 임직원 5800여명 중 3076명의 동의를 받고 노조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화재 노조 관계자는 “평사원협의회 회장과 간부들의 현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며 “평사원협의회를 어용노조로 신분세탁하고, 교섭권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노동조합법상 복수 노조가 설립되면 기존 노조와 교섭 창구 단일화를 거쳐야 하며, 교섭 창구 단일화에 실패하면 전체 조합원 과반을 확보한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가진다.

작년 2월 출범한 삼성화재 노조는 전체인원의 12%가량인 650여명의 노조원이 가입했다.

그는 이어 “삼성에서 진성노조가 자리 잡기 얼마나 힘든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자주적 노조설립을 막다가 설립되고 나니 사원협의회를 친사노조로 변모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화재 노조는 사측에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인가 반려, 평사원협의회 노조에 대한 지원 중단, 최영무 대표이사 사장의 어용노조 설립 추진 사과 등을 요구했다.

삼성화재 노조 관계자는 “삼성의 어용노조 설립 추진은 삼성화재가 시작”이라며 “이에 삼성그룹 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모든 진성노동조합이 뭉쳐 항의 집회를 하고, 평사원협의회 노조 설립인가 담당인 서울고용노동지청에 항의방문과 동시에 진정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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