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아이가 지문인식 기술과 메탈카드를 결합한 제품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하며 결제 업계 10년 숙원을 해결했다.

코나아이는 방글라데시 이스턴뱅크(Eastern Bank PLC)에 지문인식 메탈카드를 공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문센서 전문기업 IDEX 바이오메트릭스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7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공식 출시됐다.

이스턴뱅크가 발급한 지문인식 메탈카드는 마스터카드의 최상위 등급인 월드 엘리트 마스터카드이다. 카드 소지자는 지문만으로 매장 결제를 인증할 수 있으며, PIN이나 서명이 필요 없다. 지문 데이터는 카드 내부에만 저장돼 분실이나 도난 시에도 타인이 사용할 수 없으며, 마스터카드의 신원도용 방지 기능도 탑재됐다.

코나아이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닌 완제품 제조 및 공급의 핵심 주체로 참여했다. 자체 메탈카드 제조 기술로 지문센서를 통합하고, 카드 발급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며 최종적으로 은행에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지문인식 카드는 지난 10여년간 미래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상용화 사례는 전무했다. 이미 EMV 칩으로 오프라인 결제 사기가 대폭 감소하면서, 지문카드가 추가로 막을 수 있는 사기는 분실·도난 카드 부정사용뿐이었다. 지문카드의 경우 카드 제조 원가가 일반 카드에 비해 크게 높아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코나아이는 이 난제를 프리미엄 제품과의 결합 전략으로 돌파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메탈카드의 가치에 지문인식 기술을 결합해 은행사의 프리미엄 고객 대상 제품으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메탈카드는 일반 카드 대비 고객 유입률이 높고, 지갑에서 주로 쓰는 카드가 될 확률이 높아 은행의 실질 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조재현 코나아이 해외DID사업실장은 지문카드 단독으로는 비용 대비 효과 입증이 어려웠지만, 메탈카드의 프리미엄 가치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기술 혁신뿐 아니라 전략적 사고가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코나아이 DID 사업의 탄탄한 기초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메탈카드 사업은 현재 코나아이의 주요 매출원으로,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번 방글라데시 공급을 시작으로 코나아이는 프리미엄 금융 시장이 발달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술 친화적 고소득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공략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이사는 "국내에서는 코나아이가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으로만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메탈카드 시장에서 탄탄한 기술력과 공급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세계 최초 타이틀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코나아이의 사내 혁신 프로그램인 KBC를 통해 개발됐다. 약 6개월간의 집중 개발 끝에 올해 본격 상용화에 성공하며 내부 협업 체계의 우수성 또한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