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로 낮췄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 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하향했다. 단기 등급도 'P-2'에서 'P-3'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등급 조정 배경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점진적으로 '고위험-고수익' 모델로 전환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독자 신용도 역시 'Ba1'에서 'Ba2'로 내렸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선호도가 경쟁사를 웃돈다고 지적했다. 6월 말 기준 위험선호비율은 24.5%로 국내 경쟁사 평균 20%보다 높다.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발행어음 잔액은 18조원으로 자기자본의 174%에 달한다. 이달 말 모기업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9000억원 유상증자도 예정돼 있다. 무디스는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미만이지만 조달 자금이 장기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에 투자될 것"이라며 "자산-부채 만기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신용도 개선 조건으로는 장기 자금조달을 통한 구조 개선, 위험선호비율 20% 수준 근접, 레버리지 비율 6배 미만 유지 등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무디스 등급 조정은 최근 업황과 사업구조 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자본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건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 유동성 관리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인 S&P와 일본 JCR은 당사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며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장기적 안정성과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