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은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발표다.
26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에서는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3호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메리 게이 스캔런 연방 하원의원 등 미국 측 주요 인사들과 함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부문 대표가 참석했다.
투자 재원은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조성된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펀드가 활용되며, 한화는 추가 도크와 안벽 확보, 블록 생산기지 신설 등을 통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한화해운(한화쉬핑)은 중형 유조선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하며 조선소에 힘을 실었다. 이로써 한화필리조선소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조선산업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한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명명식은 양국이 함께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과 인재 양성 투자가 구체화되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여는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해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필리조선소의 중장기 목표는 연간 20척 이상을 건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이다. 이를 위해 도크 2기와 안벽 3기 추가 확보, 약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신설을 추진한다. 또 한화오션의 자동화 설비,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을 도입해 LNG 운반선, 함정 블록·모듈 건조, 더 나아가 함정 제작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0억달러로 예상되며, 정책금융기관이 보증·대출 형태로 마련하는 1500억달러 규모의 협력 펀드가 핵심 재원이 된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해 말 한화오션(40%)과 한화시스템(60%)이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시설로 미국 상선·군함 건조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선도하는 동시에 한국 내 사업 확장과 일자리 창출, 산업 생태계 강화로 이어지는 '사업보국' 창업정신을 실천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해운은 이날 한화필리조선소에 발주한 중형 유조선 10척을 단독 건조하며, 첫 선박은 2029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발주는 미국 에너지 수출 시 자국 선박 사용을 의무화하는 존스법 개정 움직임과 통상법 301조 개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한화해운은 신규 발주 선박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의 에너지 안보를 지원하고 글로벌 에너지 물류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7월에도 한화해운으로부터 35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 미국 조선업계에 50년 만의 LNG선 수주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계약은 당시 체결된 옵션 1척을 추가 이행하는 것으로 국내 한화오션과 공동 건조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