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마저 불확실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정책 혼란으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급변동을 보이는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 약속 시한이 1년도 채 남지 않아 성패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6월24일 전날대비 19.35% 뛰었으나 4일에는 2만9100원으로 내려오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스테이블코인 열풍으로 최근 한 달간 60% 넘게 뛰며 공모가(3만9000원)에 근접했으나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케이뱅크는 공모가격 산정 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을 둘러싼 정책 당국의 엇갈린 신호가 인터넷은행 주가를 좌우하고 있어 적정 가치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자본유출과 금융안정성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한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비은행 진입을 막기 어려운 쪽으로 논의가 흐르자 최근에는 발행 인가 단계의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기관 만장일치)을 제시하는 것으로 한 번 더 물러선 모양새다. 시장 기대감은 높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케이뱅크의 상장 발목을 잡았던 업비트 의존도는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 예금 중 업비트 연결 고객 비중이 20%에 달해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에 직접 노출돼 있다. 예치금 비중 자체는 줄었으나 예치금의 연 2.1%에 해당하는 금액을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내주고 있다. 이용료율이 과거 0.1%에서 2.1%로 뛰면서 조달 비용이 21배 늘어나 실적도 인뱅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올해 10월 만료되는 제휴 계약을 갱신하려하고 있는데, 재계약 협상에 성공해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2021년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으로부터 7250억원을 유치하면서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한 내 상장 실패 시 최대주주 BC카드가 FI 지분을 의무 매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두 번째 IPO 도전 시 케이뱅크 몸값은 최대 5조원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약 3조원 이하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I들이 추가 가치 절하를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조기에 정립되지 않으면 인터넷은행 섹터 전체의 밸류에이션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