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카드업계 1위를 내준 신한카드가 비용 절감 일환으로 인력 감축을 내걸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직 개편이 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17일 오후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을 진행했다.
해당 개편을 통해 신한카드는 4그룹 20본부 81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바뀌었다. 파트 조직은 기존 36개에서 12개로 줄었다.
기존 여러 팀을 하나의 부로 통합하는 사례도 다수 포착됐다. 페이먼트 R&D팀과 영업기획팀은 영업기획부로 통합됐다. 고객마케팅팀과 미래고객팀은 고객마케팅부로, 상품R&D팀과 체크선불팀은 상품R&D부로 합쳐졌다.
이어 신한카드는 19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6개월 만에 재차 희망퇴직 접수에 나섰다. 신청 대상은 1968년생부터 1979년생까지로 부장~팀장급 등 주로 관리자에 해당된다.
해당 조직 개편에 대한 노조 측의 반발도 거세다. 해당 조직개편안이 본사 조직원의 30%가 대상인 점을 들며 부당한 구조조정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 11일 진행된 신한카드 노조 결의대회에서 박원학 신한카드 지부장은 "사측은 삼성카드와의 순익 차이가 나는 이유가 인원이 700명 더 많고 인당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과거에도 상황은 같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정규직 근로자 수는 2443명으로 전업 카드사 8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BC카드)의 평균치보다 10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의 이번 인원감축은 최근 2분기간 실적이 업계 2위로 하락해 내린 결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삼성카드에 업계 선두를 내줬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 규모는 1357억원으로 26.7% 줄었다.
해당 순익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카드·영업수익 감소와 연관이 깊다. 영업수익은 올해 1분기 기준 1조4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고 카드 수익은 7960억원으로 1.4% 줄었다.
여기에 자산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과 비용 부담을 키우는 조달 코스트 역시 증가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연체율은 1.8%로 지난 2024년 대비 0.07%p 늘었다. 조달비용률은 같은 기간 동안 0.2%p 증가한 3.4%다.
카드업계는 올해 연이은 수수료 인하와 소비 위축 등으로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신한카드의 조직 개편안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경영 방향이 제각각 다르며 조달비용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신한카드의 내부 조직 개편 이후 추이를 모니터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직 개편을 통한 비용 감축이 단기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난 3월부터 인하된 카드 수수료가 적용되는 만큼, 올해 조직 개편이 실적 개선에 기여할지를 두고 주목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역피라미드 형태인 만큼 거쳐가야 할 과정이란 의견도 나오지만, 내부 조직 정리를 통한 비용 감축은 단기적인 대책이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