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중앙은행(SBV)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현지 진출 신청서류를 공식 접수했다. 국내 국책은행의 동남아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SBV가 지난달 30일 기업은행의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 인가 신청서류를 접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접수는 기업은행이 2017년 7월 인가를 신청한 지 약 8년 만에 이뤄진 진전이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산업은행 하노이지점 설립 인가 신청서에 대한 접수증이 발급된 바 있다. SBV의 접수증(CL)은 특정 인가 건에 대해 심사에 필요한 서류가 모두 제출됐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문서다. 예비인가 및 본인가 절차로 이어지는 인가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개시됐다는 의미다.

SBV는 2017년 이후 신규 은행법인 인가를 사실상 중단해왔다. 외국계 은행의 법인 인가는 2017년 9월 싱가포르 UOB 이후 없었고 외은지점 인가는 2021년 1월 태국 카시콘은행(Kasikorn Bank)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기업·산업은행의 접수증 발급은 금융당국의 외교적 노력과 두 은행의 꾸준한 설득 작업이 반영된 이례적 성과로 평가된다.

현재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법인 설립 시 기존 지점은 신설 법인에 통합될 예정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아직 현지 사무소만 운영 중으로 지점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영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은과 산은의 법인 및 지점 설립이 완료되면 한국은 베트남에 법인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은행을 둔 국가가 된다. 외은지점 수 기준으로는 현재와 동일하게 2위를 유지하게 된다.

베트남은 국내 금융권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해외점포(55개)를 운영 중인 지역이다. 베트남 현지에는 1만 개 이상의 한국계 기업이 진출해 있어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