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금융당국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돌입했다. 글로벌 초일류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재무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최근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4월 초 효력 발생이 예정됐다가 금융감독원의 중점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두 차례에 걸친 정정 요구를 받았고, 효력 발생이 한달 이상 지연됐다.
금융당국은 자금 사용 계획의 구체성, 계열사 간 거래 구조의 투명성 부족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조달 자금이 실제 어떻게 쓰일지, 내부 자금 순환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고 한화에어로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이를 보완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우주항공·에너지 분야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이다.
당초 3조6000억원 규모로 발표됐으나, 한화오션 지분 인수와 관련한 논란 및 금감원의 심사 의견을 반영해 공모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했다. 대신 계열사인 한화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병행해 총 조달 규모를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 지분 정리와 경영권 승계 구도와 맞물린 재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증자 일정이 늦어지는 동안 주가가 상승해 결과적으로 조달 금액이 당초 계획보다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21일 신주 1차 발행가를 주당 68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애초 예정된 53만9000원보다 약 25% 높은 수준이다. 당초 2조3000억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주가 상승에 따라 조달 금액은 약 62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최종 발행가는 다음 달 26일 종가를 기준으로 확정된다. 만약 해당 시점에 주가가 80만원 선을 유지하면 1차 발행가였던 68만4000원이 그대로 확정 발행가가 된다. 반면 주가가 하락할 경우엔 해당일 종가 기준으로 발행가가 다시 산정된다. 또한 6월24일부터 26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가 114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종 조달 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 관련 기술 개발, 핵심 사업 인수, 글로벌 시장 확대 등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K-방산 수출 확대 및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을 뒷받침할 투자 여력이 강화되며, 한화그룹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단순한 재무 이벤트가 아닌, 미래 전략과 경영권 승계 구도, 시장 신뢰 회복 등 그룹 전반의 포석이 담긴 입체적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오는 6월 중 청약 절차를 진행하고 7월 중 신주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