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SKT)의 사이버 침해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휴대폰 판매점에 부착된 안내문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2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한 휴대폰 매장 출입문에 붙은 안내문 사진이 확산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안내문에는 "해킹은 통신 3사 다 당했고, SKT가 가장 늦었습니다", "피해 사실 없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처럼 타 통신사 사례까지 언급해 SKT 해킹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하려 했다는 인상도 줬다.
안내문은 SK텔레콤의 공식 입장이 아닌, 복수 통신사를 취급하는 개별 판매점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안내문이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뻔뻔하다", "보안 대책은 언급도 없이 타사만 끌어들인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공식 대응이 미비해 보이자 현장 직원들이 자체 대응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오히려 불신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SK텔레콤 해킹 사고는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통신망 핵심 설비인 홈가입자서버(HSS)가 직접 해킹당한 전례 없는 사례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HSS는 가입자 인증, 위치 정보, 통신 서비스 이용 권한 등을 통제하는 코어 인프라로 보안이 뚫릴 경우 2차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KT나 LG유플러스의 해킹은 마케팅용 DB나 일부 가입자 정보 유출에 국한됐던 반면, SK텔레콤의 사고는 통신 서비스 기반 시스템 자체가 침입당한 사건"이라며 "단순 해킹을 넘어 통신망 신뢰도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보안 사고"라고 평가했다.
SKT 측은 이와 관련해 "대리점 지원 부서에서 현장 점검 중이며, 잘못된 정보에 대해 수정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SKT는 "내용이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통일된 안내문을 배포하긴 어렵다"며 "현재는 현장 점검과 오류 수정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해킹 경로 및 피해 규모에 대한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며, 전 가입자 대상 무상 유심 교체를 실시하고 있다.
보상 방침에 대해서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불법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사회적 우려와 고객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2일부터 '데일리 브리핑'을 도입하고 유심 교체 및 예약 현황,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 로밍 서비스 제한 등 고객 보호 관련 정보를 매일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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