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은행이 25년 만에 보유 중인 한화오션(옛 대우중공업) 지분 매각에 본격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한화오션 지분 5973만8211주(지분율 19.5%) 중 약 4.3%(1300만주)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지분을 3~5% 단위로 나누어 복수의 투자자에 분산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통매각 시 매수자를 찾기 어렵고, 단일 매수자가 2대 주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 분산 매각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이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있다. 한화오션 주가는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직전 주당 2만780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8만9300원으로 3.2배 뛰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약 5조3000억 원에 이르는 보유 지분을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현재 산업은행의 BIS 비율은 13.9%로 국내 은행권 최하위 수준이며, 1분기 말에는 13.7~13.8%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주식 등 위험자산 보유가 BIS 비율 하락을 초래하는 만큼, 지분 매각은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정책금융 역할이 강화되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됐다. 트럼프발 관세충격 등 글로벌 리스크 대응을 위해 산업은행의 자본여력 확대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14%)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지분율은 46.28%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