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닷컴이 전국 광역시급 새벽배송망을 완성하며 온라인 그로서리 유통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본업 경쟁력' 전략에 따라 이마트의 식품·물류 역량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25일부터 전북 전주시까지 '쓱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한다. 오는 5월부터는 익산시, 군산시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
이로써 SSG닷컴은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 등 전국 6개 광역시와 세종시, 전주시, 김해시, 양산시, 군산시, 익산시 등 인근 도시에 걸친 새벽배송 권역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서비스 확장은 CJ대한통운과 협업이 배경이다. SSG닷컴은 CJ의 1130만㎡ 규모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배송 가능 지역을 넓히고 있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이마트몰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사실상 이마트의 상품 경쟁력을 전국 단위로 직접 연결하는 구조다.
새벽배송 주문 건수는 꾸준히 성장세다. 지난달 기준 새벽배송 전체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또 3월 기준 새벽배송 매출 구성에서 축산 13%, 과일 12%, 채소 10% 등 신선식품 비중이 높았고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이마트 자체 브랜드도 강세를 보였다.
쓱 새벽배송은 신선식품에 '신선보장제도'가 적용돼 상품에 문제가 있다면 간편하게 환불받을 수 있다.
유통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협업도 이마트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세계가 CJ와 협력 강화를 선포한 뒤 이마트는 CJ제일제당과는'햇반 강화섬쌀밥'. 'TR 통목살 김치찌개' 등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이마트 푸드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 확대뿐만 아니라 물류 기반 온라인 확장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적도 오름세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마트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증권사 5곳의 컨센서스 집계 기준 작년보다 1.04% 증가한 7조2817억원이고 영업이익은 3배(195%) 가까이 증가한 1389억원으로 추산됐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2일 이마트 주가는 6만2100원이었으나 이달 25일에는 44% 오른 8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통합 매입, 물류 혁신을 병행하며 사업 체질을 개선해 왔다. 이마트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고정비를 줄였고, G마켓 손익 요소를 제외하면서 연결 수익성도 안정됐다.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의 매입을 통합하며 상품 마진율도 높였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1분기 매출 1768억원, 영업이익 92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증권가 시각도 긍정적이다. 인력 재배치와 통합매입 등 효과가 1분기부터 나타나리라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오프라인 사업 통합 시너지와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세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존 우려했던 할인점 채널의 근본적인 매력도 하락은 이어지나 경쟁 강도는 완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관세 영향에서 다소 자유로운 업종이며 대형마트 경쟁 구도 완화 등 영업환경 또한 대체로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의 책임경영 의지도 시장 신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278만7582주)를 인수했다.
이마트는 지난 15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15일 자사주 28만주를 소각했다. 이는 지난 2월 11일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각 자사주는 총 372억원 규모다.
앞서 이마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소 주당 배당금 2500원 지급, 올해와 내년 자사주 2% 이상(매년 28만주) 소각 등의 내용을 담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올해 신년사와 취임 1주년 메시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한 만큼 이마트는 식품과 물류 등 본연의 강점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으로 유통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