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사진=장하민 기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사진=장하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사모펀드 중심의 지배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플랫폼의 공공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율 57.2%)이며, TPG 컨소시엄(24.51%)과 칼라일(6.17%) 등이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무적 투자자 지분 약 40%를 중심으로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VIG파트너스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노조는 투자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통해 실제 매각 논의가 진행 중인 정황을 확인했으며, 이에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공성과 플랫폼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자인 사모펀드 TPG 컨소시엄은 지속적으로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 VIG 컨소시엄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인수 작업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VIG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 인수를 넘어 카카오 보유 지분까지 포함해 50% 이상의 경영권 확보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국민 대다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국민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 논의가 단순한 소유 구조 변경을 넘어 공공성 약화와 실질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리운전, 퀵서비스, 주차, 바이크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익 중심의 사모펀드가 플랫폼을 지배하게 될 경우 △이용자 데이터의 외부 이전 △서비스 유료화 확대 △수수료 인상 등의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카카오T를 비롯한 서비스에는 약 400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이동정보가 축적돼 있어, 이 같은 민감한 데이터가 수익화 대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과거 사례도 언급했다. 노조는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인력 감축을 반복하다 결국 법정관리로 넘어갔고, 어피니티가 인수한 락앤락 역시 공장 철수와 해고 이후 수백억 원의 배당을 챙긴 뒤 상장폐지로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2년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2대 주주였던 TPG가 MBK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며 "당시 인수가 무산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이미 현실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경영권 매각 계획은 없으며 일부 재무적 투자자 지분을 둘러싼 협의가 이뤄졌을 뿐 구체적인 거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카카오 측의 경영권 매각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무적 투자자 교체 방안과 관련해 주주사와 투자사 간 일부 검토가 있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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